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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가슴에 맺힌 한을 풀지도 못한 채 또 한 분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나비'가 되어 날아갔다.
2일 광주·전남 지역의 마지막 위안부 생존자였던 곽예남 할머니가 향년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로써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2명이 됐다.
중국에서 약 1년 6개월동안 지옥같은 위안부 생활을 견뎌낸 곽 할머니. 할머니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가 있다.
지난 2월 2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곽예남 할머니의 수양딸인 일명 '봉침목사' 이모씨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지난해 말 전국의 지자체장 사무실과 국회의원실 등 100여 곳에는 장갑이 동봉된 한 손편지가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도 같은 편지를 받았다. 해당 편지를 보낸 이는 바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 곽예남 할머니였다.
오랜 투병 생활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을 모르는 94세의 곽예남 할머니가 편지를 보냈다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았다.
한 국회의원 비서관은 "편지에 쓰여있는 연락처로 연락해보니, 할머니가 아니라 젊은 여성이 받았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할머니의 손편지에는 과거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며 무면허로 장애인들에게 부작용이 있는 '봉침 시술'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보로 논란이 된 이씨의 사진이 있었다.
봉침 시술 논란으로 이씨는 지난 2017년 해당 방송에서 다뤄진 적도 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곽예남 할머니와 이씨의 수상한 관계를 제보한 사람은 제작진에게 이씨의 가족관계증명서를 전달했다.
그가 준 증명서에는 이씨가 곽예남 할머니의 '양딸'이라고 기록돼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씨는 지난해 열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도 할머니를 모시고 참석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날 행사장에서 이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곽예남 할머니를 돌볼 때나 그 주변에 있을 때마다 뒤에서 사진을 찍는 등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씨는 행사를 자주 개최한 후 곽예남 할머니의 계좌를 이용해 모금을 하고 정치인들에게 연락한 적도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를 가까이 지켜본 요양보호사들은 "이씨는 보여주기식으로 할머니를 돌봤다"며 "이씨가 '내가 할머니 기저귀까지 갈아야 하냐'며 짜증을 낸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할머니들이 보상금 1억을 받게 되자, 이씨가 그쯤 나타났으며 그 과정에서 얽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직원은 "계속 싸우고 계시는 피해자분들이 많은데 이걸 받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이씨는 '우리 할머니는 모두 용서하셨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외도 이씨는 보상금을 받고 난 후 곽예남 할머니의 조카인 최씨가 이씨의 명의로 된 외제차를 몰기도 한다는 등의 목격담도 들려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이씨를 찾아가 이에 대해 묻자 "누가 그래요. 하고 싶은 말이 없다"라고 답하며 급하게 자리를 떴다.
일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힘든 생활을 하다 60여 년 만에 겨우 고국에 돌아왔지만, 일제의 사죄를 받지도 못하고 양녀로 인한 문제까지 힘겨운 삶을 산 할머니에 많은 사람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