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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함께 산 강아지가 무지개다리 건넜어요"···누리꾼들 펑펑 울린 글

A씨는 13년을 함께한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 추억을 되새기면서 글을 적어내려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많은 이들은 반려견을 처음 가족으로 맞이할 때, 자신이 사랑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반려견은 반대로 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존재로 자리잡는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따뜻한 위로가 되고 지친 일상 속 기쁨이 되는 것이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누리꾼이 그런 강아지를 떠나보낸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이날 13년이라는 세월을 A씨와 보낸 강아지 '아지'(가명)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25살 A씨의 인생 절반을 함께한 아이, 품종견은 아니었어도 그 누구보다 귀한 자식이었다.


처음 데려온 날엔 차마 손도 대지 못하고 동생 두 명과 무릎 꿇고 앉아 쳐다만 봤다. 그만큼 너무 작고 소중했다.


매일 밤 A씨 곁에 누워 잤고 가족들 발소리가 나면 귀신같이 알고 뛰쳐나와 꼬리를 흔들며 반겨줬다.


강아지도 웃고 울며, 트름을 하거나 방귀를 뀌고, 꾀병이나 엄살도 부린다는 걸 A씨는 아지를 통해 깨달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번은 A씨가 가족·친구 문제로 너무 힘들어 옥상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을 때였다. 아지는 그런 A씨를 언제 쫓아왔는지 옆에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쳐다봤다.


그 모습에 A씨는 끝내 눈물이 쏟아졌다. 아지는 그런 A씨의 마음을 아는지 품으로 들어와 안겼다. 아니, 안기는 게 아니라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느꼈을 때 가장 큰 위로가 됐다.


또 쑥쑥 크고 난 뒤로는 마당에서 키웠는데 아지는 그 많은 화분 이파리 하나 뜯지 않고 꽃 냄새를 맡던 아이였다. 현관에 늘 널브러져 있던 신발들도 절대 물어뜯지 않았다고.


어쩜 이렇게 똑똑하고 예쁜 아이가 나한테 왔나 싶을 정도로 A씨에겐 하루하루가 기쁨이었고 벅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지가 새끼를 낳고 나서는 친정엄마의 기분까지 느꼈다. 출산 이후 아지가 너무 힘들어하니 오히려 새끼들이 미울 정도였다. 


친정엄마가 출산한 딸 아픔을 더 잘 헤아리듯, 정말 배 아파 낳은 자식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떠나보내고 난 후 슬픔이 더 커서 A씨는 '차라리 처음부터 키우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라고 되뇌었다. 힘든 이별 때문에 두 번은 못 할 것 같고, 또 아지에게 줬던 사랑을 다른 아이한테 나눠줘야 하는 것도 미안하다.


인사이트tvN '도깨비'


사람이 천국을 가게 되면 키우던 반려견이 가장 먼저 나와서 반겨준다는데, 긴 세월을 혼자 기다리리라 생각하니 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이러한 A씨의 진심이 담긴 사연에 많은 이들이 공감과 위로를 주고받았다. 


A씨는 마지막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두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고 건강하길 바란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비록 아지는 세상을 떠났지만, 슬퍼하는 A씨의 모습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살아있는 동안 아지의 삶은 누구보다 행복했을 거란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