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 휴대폰 번호 알아내려고 '출신 대학' 물어본 뒤 뒷조사하는 요즘 엄마들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는 유치원 교사들이 늘자, 이제는 스토커짓까지 하는 엄마가 있어 충격을 안긴다.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선생님. 비상시 연락해야 할 수도 있으니 핸드폰 번호 좀 가르쳐주세요"
퇴근을 하고 나서도, 남들 다 쉬는 '빨간 날'에도 유치원 교사들은 맘 편히 내 시간을 보낼 수 없다.
시도 때도 없이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 문자, 카톡을 하는 학부모들에게 시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개인 연락처를 학부모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교사들도 늘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치원 선생X들 전화번호 안 알려줄 때 이 방법 사용해보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치원 선생님을 '선생X'라고 칭한 제목보다도 더욱 충격적인 것은 글의 내용이다.
글쓴이 A씨는 유치원 선생님들이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을 때, "일단 선생의 '출신대학교+이름'으로 구글 검색을 해보면 된다"고 설명한다.
출신대학교를 모를 경우에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물어보면 대부분 거리낌 없이 알려준다고 한다. 설마 이런 상황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해서다.
A씨의 말에 따르면 구글 검색 시 가끔 대학교 게시판 등에 전화번호와 이름이 함께 나오곤 한다.
이 방법으로도 연락처가 안 나오면 페이스북 등 SNS를 검색해보라고도 추천한다.
그러면서 A씨는 "친구들이랑 입에 담지 못할 욕이나 술 먹은 사진이 SNS에 올라온 선생이 있으면 가만 안 둔다"며 "그럴 땐 직접 만나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연락처를 얻기 위해서라면 협박도 불사한다. 원장선생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을 정도의 사진이라고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연락줄 테니 번호 달라"고 말하면 된다는 것이다.
A씨는 "아이 셋 둔 엄마로서 전부 성공했던 방법들"이라며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댓글 달라. 친절히 알려드리겠다"는 소름 끼치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했다. 엄연한 사생활 침해라고 지적하면서 유치원을 벗어나면 선생님도 개인일 뿐이라는 것이 누리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신경전에 지난해 말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해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업무용 휴대전화를 모두 제공하기엔 예산 부담이 커, 업무용 공용번호를 제공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러한 골자를 담은 시행 방안은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