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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냄새난다는 항의에 화장실 세면대에서 끼니 해결하는 청소 노동자

화장실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는 청소 노동자의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안 줄 수 있으니까요"


오전 청소를 마치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낸 청소 노동자는 곧바로 미리 챙겨온 가방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가 화장실을 찾은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식사하기에 비위생적이고 냄새도 나지만 건물 방문객들의 항의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8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홍콩 야우짐웡 구에 있는 번화가 웡곡의 한 건물에 있는 화장실에서 찍힌 사진 한 장을 보도했다.


인사이트Ettoday


해당 사진은 건물을 찾았다가 충격을 받은 홍콩 시민이 SNS에 올린 것이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세면대 앞에 의자를 놓고 식사를 하는 중년의 청소 노동자가 보인다.


당시 청소 노동자는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화장실을 찾아 겨우 끼니를 때우는 중이었다.


그가 이렇듯 화장실에서 식사해야 했던 이유는 방문객들이 종종 건물 내에서 음식물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게다가 별다른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있지 않았던 탓에 그는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시간대에 화장실에서 주로 끼니를 해결했다.


화장실에서만큼은 조용하게 밥 먹을 수 있고, 도시락에서 나는 음식 냄새도 화장실 악취에 금방 가려졌다.


인사이트Ettoday


사진을 찍은 시민은 "홍콩의 국민 의식이 어떻게 이 지경이 됐나"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황급히 도시락을 치우시려는 것을 얼른 막았다"며 "당장 해드릴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해당 글이 SNS상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수많은 누리꾼은 "청소부에 대한 배려심이 이렇게 없을 수 가 있나",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등 비판 어린 목소리를 냈다.


한편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문제는 비단 해외 사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도 청소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JTBC '뉴스룸'은 남자 화장실에서 휴식은 물론 식사까지 해결해야 하는 여성 청소 노동자들의 일상을 보도해 많은 이들에 충격을 안겼다.


청소 노동자를 비롯한 특수고용직 등 비정규직들은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만큼 사업주가 직접 이들을 위해 기본적인 복지를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