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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자주 가고 잠도 좀 편하게 자라"는 지인 말에 故 윤한덕 센터장이 한 말

8일 윤한덕 응급센터장의 선배 유인술 교수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했다.

인사이트故 윤한덕 센터장 빈소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4일, 윤한덕(51) 중앙응급센터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의자에 앉은 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생전 피곤에 찌든 자신을 걱정해주는 선배에게도 "아직도 멀었다"며 응급의료 일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윤한덕 응급센터장의 25년 지기 선배 충남대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유 교수는 인터뷰에서 "생전 윤 센터장은 한 달에 집에 한 서너 번 갈까 말까 하면서 좁은 노숙자 방과 같은 곳에서 먹고 자고 밤새도록 일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캠핑에서나 사용할 법한 간이침대를 사무실에 두고 10년 동안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센터장이 이렇게까지 일한 것은 완벽주의자와 같은 성격때문이다. 유 교수는 윤 센터장이 대한민국 전체 응급 의료를 총괄하는 자리를 맡으면서 누구보다도 책임 의식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그는 "응급상황을 총괄하고 낮에는 회의나 국회에 쫓아다니며 (예산·법안) 설득하다 보니 나머지 해야 할 작업을 밤에 해야 하지 않았겠냐"며 "그러다 보니 집에 갈 틈이 없고 그 생활이 10년 넘게 계속 반복된 것이다"고 말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응급의료에 매진하는 후배에게 따끔한 충고도 했다. 윤 교수는 윤 센터장에게 "'너는 너 혼자만이 아니다. 길게 보고 가야 되지 않냐. 집에 좀 자주 가고 그래라. 잠도 편안하게 자고 와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다. 유 교수는 "그렇게 말할 때마다 윤 센터장은 '아직은 멀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윤 센터장은 설에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계획하고선 사무실에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오직 응급의료 하나밖에 몰랐던 윤 센터장의 외로운 죽음이었다.


유 교수는 "(윤 센터장의 죽음이) 자신의 건강도 돌보면서 환자도 잘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방향의 고민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라는 김현정 앵커의 말에 "그게 우리 윤 센터장이 바랐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8일) 윤 센터장의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인사이트지난 7일 故 윤한덕 센터장 사무실 앞에 놓인 커피와 국화꽃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