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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다려"…딸 한 마디에 10년 동안 같은 자리서 '노숙'한 아빠

딸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생각에 10년간 자리를 떠나지 않은 노숙자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Poramet Misomphop'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눈이 오나 비가 오나, 10년째 한곳을 맴돌던 노숙자는 곧 돌아오겠다는 딸의 말을 아직 굳게 믿고 있었다.


31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TVBS는 자신을 버린 딸이 행여나 다시 돌아올까 봐 1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떠나지 않은 노숙자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남성 포라멧 미솜폽(Poramet Misomphop)은 최근 한 음식점 앞을 지나가다 근처 주차장 벽면에 걸터앉은 허름한 차림의 노숙자를 발견했다.


당시 신발조차 신지 않은 노숙자는 홀로 허공을 응시한 채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인사이트Facebook 'Poramet Misomphop'


자원봉사단체에서 꾸준히 일해온 포라멧은 혹시나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싶어 노숙자에게로 바짝 다가갔다.


그제야 포라멧은 노숙자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노숙자는 포라멧은 안중에도 없는 듯 "잠깐만 기다리면 올 것이라"는 말을 계속해서 되뇌고 있었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노숙자의 행동에 포라멧은 음식점 주인에게 사정을 물어봤다.


인사이트Facebook 'Poramet Misomphop'


그러자 음식점 주인은 "10년 전 차를 몰고 온 한 여성이 저 노숙자를 버리고 갔다"며 "여성은 '쇼핑하러 갈 테니 여기서 기다리라'는 말만 두고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도 불쌍해 보여 내가 밥을 챙겨주고 있다"며 "노숙자는 내 질문에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저 자리로만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비로소 노숙자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 포라멧은 노숙자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마음이 미어지는 듯했다.


포라멧은 곧 가게에서 약간의 음식을 산 뒤 노숙자에게 다가가 음식을 건네주었다.


인사이트Facebook 'Poramet Misomphop'


노숙자가 음식을 보고 처음으로 눈에 띄는 반응을 하자, 포라멧은 다시 한번 노숙자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그러나 노숙자는 "여기서 뭐 하고 있냐", "이름이 뭐냐"는 포라멧의 질문에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답만 해올 뿐이었다.


씁쓸한 마음으로 일단 자리에서 물러난 포라멧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의 사연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포라멧은 "그저 실성한 사람처럼 보이는 이 노숙자는 사실 딸을 만나기 위해 한 곳에만 머무른 것"이라며 "만약 딸이 이 소식을 듣게 된다면 당신의 아버지를 다시 받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