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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골수 이식 기다리며 평생을 '풍선' 안에서만 살다 세상 떠난 소년

희귀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은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멸균된 버블 안에서만 생활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今日头条


[인사이트] 김현경 기자 = 희귀병에 걸린 소년은 골수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평생 동안을 특수 제작된 버블 안에서만 살아야 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중국 최대 뉴스 앱인 진르토우탸오(今日头条)는 12년 동안 '무균 버블' 안에서 살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 소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1971년 9월 미국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베터(David Vetter)는 중증합병면역결핍증을 앓았다.


이 병은 선천성 면역 결핍증이라고도 불리는 희귀 질환으로, 면역력이 없어서 가벼운 질병에도 사망할 수 있다. 특히 이 병을 앓는 사람의 대부분은 2세가 되기 전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데이비드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공기 속에 존재하는 박테리아 등에도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이에 그의 부모님은 멸균된 특수 비닐막 안에서 그를 생활하게 했다.


인사이트今日头条


이후 데이비드는 '버블'이라고 불린 이 특수 비닐막 안에서 모든 물건들을 4시간 이상 멸균한 뒤 사용하며 성장했다.


이러한 데이비드의 사연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데이비드는 일명 '버블 보이'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데이비드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나사에서 그를 위해 멸균복을 만들어 주기도 했을 정도다.


특수 제작한 멸균복을 입고 병원 앞 잔디밭까지 외출할 수 있게 된 데이비드는 난생 처음으로 만난 버블 밖 세상에 기뻐 어쩔 줄 몰라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이내 멸균복에도 흥미를 잃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今日头条


착용 절차가 매우 복잡해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을 뿐더러, 멸균복도 안전하지 않다는 의료진의 소견 때문에 외출 시간도 5분 이내로 매우 짧았기 때문이다. 


이후 데이비드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 보내는 날이 늘어갔다. 그러나 데이비드가 12세가 되던 해인 1983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바로 그에게 적합한 골수 기증자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해 10월 골수 이식 수술을 받은 데이비드는 수술 4개월 후인 1984년 2월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맨몸으로 버블 밖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데이비드의 수술은 실패로 끝난 것으로 밝혀졌다.


인사이트今日头条


데이비드는 세상에 나온 지 몇 시간 안에 가족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병명은 혈액암의 일종인 버킷 림프종이었다.


의료진들은 '버블 보이' 데이비드의 짧았던 12년 인생이 의학계에 큰 힘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부검과 분석 등으로 의사들이 중증합병면역결핍증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고 해결책을 만들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9년 현재 중증합병면역결핍증 환자 10명 중 9명은 완치가 가능하다.


평생을 버블 안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이 소년의 삶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겨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