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토종소주' 좋은데이 대신 '경상도 입맛' 사로잡은 하이트진로 참이슬

부산과 경남에 거점을 뒀던 무학의 좋은데이가 수도권 진출에 한눈을 파는 동안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빠르게 지방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Facebook '하이트진로' (우) 사진 = 인사이트


'빈집털이' 성공한 하이트진로 참이슬수도권 이어 부산·경남서도 메가 히트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빈집털이'. 병력이 어디 잠깐 나간 틈을 타 자원이 남아 있는 거처(집)를 공략한다는 뜻의 '게임 용어'다.


빈집털이에 성공한 게임 유저는 더욱 힘이 강해진다. 상대 병력이 놓고 간 자원을 획득함에 따라 군대의 세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게임 속에서 볼 법한 '빈집털이'가 국내 주류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빈집이 털린 곳은 지역 소주업체고, 빈집털이에 성공한 곳은 수도권에 기반을 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다.


소주의 '지역 판매제도'가 사라지면서 지방에 거점을 뒀던 소주업체들이 수도권 진출에 한눈을 파는 동안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빠르게 지방을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사이트Facebook '좋은데이' 


무학 좋은데이, '본진'인 '부산·경남'서 시장 점유율 떨어져


그중에서도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소주 '좋은데이'를 생산하는 무학인 듯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의 좋은데이가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여타 브랜드에 밀리기 시작하며 시장점유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부산·경남은 사실 무학의 좋은데이가 한 때 접수했던 곳이다.


무학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17도 미만 저도주 '좋은데이'를 출시하면서 부산과 경남 지역을 장악했다. 부드러운 술을 찾았던 소비자들의 흐름을 빠르게 읽은 것이다.


해당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은 80~90%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박'이었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한때 시장 점유율 80~90% 달했던 좋은데이가 추락한 까닭


하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좋은데이로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성공을 거둔 무학이 과일 소주 열풍에 편승해 '좋은데이 블루베리', '좋은데이 석류' 등으로 수도권 공략에 나섰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무학이 좋은데이로 수도권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반대로 수도권에 거점을 둔 하이트진로는 지방으로 빠르게 치고 나왔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물량 공세와 함께 20·30 젊은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경남지역 점유율은 지난 2016년 6%대에서 2017년 10% 대로 상승했으며, 지난 8월 3억병 판매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무학이 수도권에 집중하는 사이 참이슬이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며 사실상 '빈집털이'에 성공한 것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본진' 뺏기며 매출·영업이익 동반 하락하는 무학


좋은데이의 판매량과 성적표는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현재 부산에서 좋은데이의 점유율은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한때 80~90%에 달했던 시장 점유율이 바닥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성적표도 좋지만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해 상반기 2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인사이트Facebook '좋은데이'


매출액도 하향 곡선이다. 2017년 매출액은 2,505억원으로 2년 전인 2015년(2,957억원)보다 4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줄어들었다. 2015년 657억원에서 2017년 28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도권 공략으로 남은 것은 결국 반토막난 실적인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지방서 입지 다지는 하이트진로 참이슬…무학 재기 가능할까


현재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마산공장에서 '참이슬'을 생산하기 시작하는 등 소주 생산기지를 증설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히 펼치며 참이슬의 입지를 점차 다져가고 있다.


무학 좋은데이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 한눈을 판 새 주요 거점인 '안방'이 털려 힘을 잃고 있는 듯한 무학의 좋은데이.


이런 좋은데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시점이다. 


인사이트좋은데이 모델 가수 손나은 / Facebook '좋은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