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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뮤지, 최승호 시인과 ‘랩 동요집’ 발간

‘말놀이 동시집’의 저자 최승호 시인과 가수 겸 프로듀서 뮤지가 뭉쳐 ‘랩 동요’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놨다.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비벼 비벼 비벼 / 도깨비 비빔밥을 비벼 / 쓱싹 쓱싹 비벼 / 쓱싹 쓱싹 비벼 / 쓱싹 쓱싹 비벼 / 도깨비 비빔밥을 비벼"(도깨비 비빔밥)

 

'말놀이 동시집'의 저자 최승호 시인과 가수 겸 프로듀서 뮤지가 뭉쳐 '랩 동요'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놨다. 최승호가 쓴 동시에 뮤지가 리듬을 붙이고 가수, 개그맨, 성우가 랩을 녹음했다. 그림책 '최승호·뮤지의 랩 동요집'(중앙북스)에 가사를 넣고 CD와 함께 출간했다.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뮤지는 "귀엽기만 한 동요가 아니라 웃기거나 졸리고, 슬프고, 아이들이 금방 따라할 수 있는 다양한 어린이 동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도 아이가 둘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들려준 동요가 제가 듣기에는 다 비슷해요. 평화롭고 밝은 분위기의 동요만 있죠. 그래서 이 음반에는 굉장히 많은 장르의 음악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힙합, 알앤비(R&B), 재즈 삼바 디스코까지요."

 

최승호가 동요 25곡 가사를 쓰는 데는 거의 1년이 걸렸다.

 

"가장 신경쓴 부분은 라임이었어요. 모음과 자음, 두운 각운, 음수율 음보율 이런 것을 의식하면서 단어를 선택하다 보니 제약도 많이 따랐어요. 또 동시는 아이들이 다 알고 있는 언어였으면 좋겠다, 쾌감이 있고 맛깔스러운 언어는 뭘까 생각하다보니 시간이 꽤 길어졌습니다."

 

최승호는 소리글자인 한글의 매력을 십분 활용했다. '알콩달콩', '동그랑땡', '콩쥐팥쥐', '옹기종기'처럼 맛깔스러운 말도 넣고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줄 수 있는" 쇠똥구리 이야기도 썼다.

 

"똥 좀 싸 똥 좀 싸 / 영차 영차 똥 좀 싸 / 똥 좀 싸 똥 좀 싸 / 얼룩소야 똥 좀 싸"(쇠똥구리)

 


 

최 작가는 3년 전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국제 시낭송 축제에 갔다가 시와 랩의 관계를 다시 생각했다고 한다.

 

"남미 쪽에 래퍼 시인이 많더라고요. 음악을 깔고 랩을 하는 거예요. 그걸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음유시인의 시대로 돌아가는건가?'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힙합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 언젠가 동요가 너무 오랫동안 안 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끝에 랩 동시를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쓴 가사에 뮤지가 붙인 리듬을 들었을 때 "카멜레온의 밑그림을 그렸는데, 정말 살아있는 카멜레온이 나타난 느낌"이었다고 묘사했다. '카멜레온'은 동요집에 수록된 노래이기도 하다. 

 

"난 마술사 난 카멜레온 / 난 마술사 난 카멜레온 // 크레용 섬 마술사 / 나는야 카멜레온 / 크레용 하나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카멜레온)

 

펑키한 느낌의 박자에 뮤지의 목소리를 녹음했다. 뮤지는 비음 섞인 목소리로 능글맞은 듯하면서도 또렷하게 랩을 했다.  

 

녹음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이 참여했다. 개그맨 유세윤과 김지민, 옥상달빛, 제이래빗, 스윗소로우 김영우, 레인보우 지숙 등이 아이들을 위한 랩을 했다.

 

가장 많은 8곡을 녹음한 성우 박지윤 씨는 "저도 5살과 3살 아이가 있는데 이런 음반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만큼 열심히 했고, 정말 재미있게 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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