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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강 투신' 지체장애 여고생 구조한 특전사가 사고 당시 한 단 한가지 생각

지난 27일 인사이트는 한강에 빠진 A(17) 양을 구조한 황수용 하사를 직접 인터뷰했다.

인사이트(좌) 사진 제공 = 황수용(22) 하사, (우) 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성탄절이었던 지난 한 25일 한 부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학생을 구해냈다. 바로 1군단 특공연대 소속 황수용(22) 하사가 그 주인공이다.


황 하사는 이날 휴가를 맞아 친구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 원효대교에 방문했다. 그는 오후 10시 25분께 대교 위에 매달린 학생을 발견했다.


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A(17) 양은 곧 한강으로 몸을 던졌다. A양이 다리 밑으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목격한 황 하사는 119에 신고하고 물에 뛰쳐 들어갔다.


영하의 날씨에다가 물살도 빨랐다. 자칫하면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황 하사는 몰려오는 두려움을 군인 정신으로 극복했다. 


인사이트는 지난 27일 황 하사에게 당시 구조 상황을 직접 전해 들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황수용(22) 하사


Q. 당시 상황은 어땠나.


A. 친구와 함께 원효대교 아래에 있는 편의점에 있었다. 친구가 원효대교에 검은 물체가 있다고 말해줬고, 등 뒤로 돌아보니 검은 물체가 떨어졌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사람이라 확신했다.


A양은 물에 허우적대며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119에 신고한 뒤 친구가 가져온 구명환을 들고 물로 들어갔다. A양은 다행히 입고 있던 패딩의 부력으로 인해 가라앉지는 않았다. 구조대가 도착하자 소리를 쳐서 위치를 알렸다. 구조대가 금방 도착한 덕분에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Q. 물에 들어가기 두렵기도 했을 것 같다.


A. 사람인지라 망설임도 있었다. 하지만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과감히 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특전사 훈련 당시 배웠던 수영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수영을 가르쳐준 교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성탄절인 25일은 영하까지 내려간 추운 날씨였다. 물에 들어가니 어땠나.


A. 생각보다 물이 차가워서 놀랐다. 얼음장 같았다.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구해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해보자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Q. 구조하고 뿌듯한 느낌도 받았을 것 같다. 어떤가.


A. 아직도 얼떨떨하다. 무사히 구조할 수 있어 뿌듯하기도 하지만 일단 학생이 무사한 것이 제일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A양이 안정을 잘 취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Q. 군인의 길을 걷게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어릴적부터 군인을 동경했다. 군인과 관련한 영화도 많이 봤다. 성장 과정에서 군인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성인이 되자마자 군에 입대했다.


Q.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앞으로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추운 날씨에도 구조하기 위해 달려와 준 소방관, 경찰관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


한편 황 하사는 성탄절 다음날인 26일 소속 부대로 복귀했으며, 현재는 일선 부대에서 국가를 수호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