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아들 보고파 혼자 ‘한국행’ 비행기 탄 치매 할아버지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한국에 거주하는 아들들이 보고 싶어 미국에서 홀로 비행기를 탄 치매 할아버지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지난 1일 대전경찰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항에서 홀로 방황하던 치매 할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전 둔산지구대 안지원 경장과 김승현 순경은 지난달 26일 오전 "공항에 치매 할아버지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는 90세 가량의 할아버지 한 분이 커다란 여행용 트렁크를 둔 채 벤치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서둘러 할아버지의 신원을 파악해 가족을 찾아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으며, 주민번호는 말소돼 있었기 때문이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지구 정반대에서도 멀지 않습니다..[아들이 보고싶어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를 탄 치매할아버지 이야기]지난달 26일 오전 '치매할아버지가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둔산지구대 안지원...

Posted by 대전경찰 on 2015년 4월 30일 목요일

 

난감해하던 찰나 김승현 순경은 할아버지의 트렁크 안에서 수십 장의 영문 페이퍼를 발견했다. 다행히 그 속엔 할아버지의 '호적 등본'이 포함돼 있어 넷째 아들에게 겨우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둘째 아들과 미국에 거주 중이었다. 갑자기 한국에 있는 아들들이 보고 싶었던 할아버지는 둘째 아들 몰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비행 중 치매증상이 심해져 길을 잃고 방황했던 것이다. 다행히 연락받고 달려온 아들과 손녀에 의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지구 정반대에서도 멀지 않습니다." 
 
대전경찰의 말처럼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의 사랑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사연이다.
 
정시원 기자 siw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