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강릉 펜션 사고'로 숨진 아들의 대학 등록 연락받은 어머니가 하늘에 보내는 편지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숨진 아들의 대학 등록 연락에 어머니는 또 한 번 눈물을 터뜨렸다.


지난 24일 한겨레는 강릉 펜션 사고로 세상을 떠난 A군의 어머니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군의 어머니는 이날 A군이 등록하려고 했던 대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는 "학교 측으로부터 '오늘이 등록 마감인데 왜 등록을 하지 않느냐'고 연락이 왔다"면서 "(A군은) 원래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엄마가 힘들까 봐 꿈을 접고 사회복지학과를 지망했던 아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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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A군의 어머니는 매체에 '하늘나라로 먼저 간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한 장 공개했다.


어머니는 편지를 통해 아들에게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웠다"면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다음은 숨진 A군에게 어머니가 보내는 편지다.


하늘나라로 먼저 간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


아들아! 사랑한다. 이 세상에 엄마하고 인연이 되어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웠고 자랄 때도 한 번도 속 안 썩고 너의 재롱에 웃을 수 있어 감사했다.


이렇게 착하고 의리 있고 좋은 아들로 살다 가서 고맙다. 너의 웃음에 항상 행복했다.


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이 세상에 태어나 짧은 인생인데 너의 빈자리는 아주 크구나,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대학 합격 통보를 받고 또 한 번 네가 생각나서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네가 가지 않았으면 오늘 대학 입학 등록을 할 수 있었는데. 엄마는 또 한 번 통곡하는구나.


아들아, 너는 가는 그 발길은 가볍더냐. 집안을 책임지는 게 그렇게 무겁더냐.


아들아 '엄마 저 너무 힘들어요' 한마디만 했다면 엄마가 너를 이해하고 짐을 덜어줄 텐데.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고 그저 항상 웃음을 주는 든든한 아들이었고 엄마를 여태껏 지탱할 힘이 되어 주었는데.


이제는 엄마는 누구하고 대화를 나눌까. 아들아! 아직도 꿈이기를 그리고 꿈이 영혼이 깨지 않기를...


엄마에게 이 세상 살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겠니? 엄마의 가슴에 불덩어리가 가슴을 치미는구나.


아들아 사랑한다. 


엄마 꿈속에서 한 번 데이트할 수 있을까? 운전면허 따서 엄마 모시고 할머니 집에 가서 할머니랑 같이 여행가고 이태원에 가서 일본 라면 먹고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시켜준다고 약속해놓고 미련만 남기고 다시 올 수 없는 머나먼 여행을 혼자 가는구나.


그래도 너의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세 명의 친구랑 같이 손잡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해라.


엄마가 조금만 아프고, 또 누나와 아빠를 위해 사는 날까지 지킬게. 걱정 말고 편안히 쉬어 아들아! 사랑한다.


천사 같은 내 아들. 19살까지 기쁨만 주고 간 내 아들. 네가 있어서 삶의 기쁨을 맛보고 네가 있어 사는 게 힘이었다.


네가 있어 나에게 우주였다. 네가 있어 힘들지 않았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하늘로 간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가 아들에게


한편 강릉 펜션 사고는 지난 18일 강원도 강릉시 한 펜션에서 단체 숙박을 하던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가스 누출로 인해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사건이다.


다친 7명 중 3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며 4명은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강릉 펜션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보일러(좌)와 연통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