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대 홈페이지 캡처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숨진 교수가 남긴 유서엔 "연구실의 도구와 자료, 책 등을 기증하니 훌륭한 디자이너로 자라기를 바란다"는 바람이 담겨있었다.
지난 23일 칠곡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30분쯤 대구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한모(56) 교수가 이 대학 미대 3층 복도에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교수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동료 교수는 "한씨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찾던 중 숨진 한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씨의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엔 "학생처장과 학과장 보직을 맡은 A교수가 자격에도 맞지 않고 절차에도 문제가 있는 초빙교수를 뽑으려 해 무산시켰더니 근거 없는 투서로 진정을 넣어 조사받게 했다"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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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조사내용이 터무니없고 근거도 없어 무혐의가 나올 것으로 보지만 근거도 없이 검찰 조사를 받게 하는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연구실의 도구와 자료, 책 등을 기증하니 훌륭한 디자이너로 자라기를 바란다"는 제자들을 향한 바람도 남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학 측은 지난 10월 한 고교생의 기능대회 수상과 관련, 한씨의 금품수수 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이후 대학 측에 한씨의 무혐의 처분을 통보했으나 학교 측은 해당사항을 한씨에게 알리지 않았다.
결국 한씨는 금품수수 등의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대학 측에게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씨는 학교 측에 모 처장의 학위장사와 관련한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부적절한 초빙교수 채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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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10월 초 교수협의회가 당시 논란이 있던 총장 불신임안을 처리했을 때 찬성하기도 했다.
동료 교수들은 한씨의 죽음에 대해 학교 측이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을 탄압한 결과라며 분노했다.
이들은 지난 1월 부임한 총장과 부처장들이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을 사찰하고 감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학 측은 "기능대회에 대한 외부의 진정이 있어 검찰에 수사의뢰했고 무혐의 통보를 받았다. 처장 학위장사 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 반론했다.
교수협의회는 24일 학교의 책임을 묻는 성명을 발표하고 한씨 죽음에 대해 검찰에 진상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