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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전자 출신' 아니면 그룹 홍보실에서 '찬밥'인 까닭

삼성전자 출신이 아니면 그룹 내에서 대우 받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재계 안팎에서 나돌 정도로 삼성전자의 위상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뉴스1


국정농단 출소 후 처음 단행한 이재용의 정기 임원인사그룹 3대 핵심 계열사 중심…삼성전자 출신들의 맹활약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전자 출신이 아니면 그룹 내에서 대우 받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재계 안팎에서 나돌 정도로 삼성전자의 위상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귀 후 처음 단행한 올해 삼성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삼성전자 출신들의 활약은 돋보였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달 29일 금융 계열사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 짓고 조직 안정화에 들어갔다.


올해 삼성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삼성전자와 함께 그룹 3대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삼성생명, 삼성물산의 새로운 홍보팀장이 삼성전자 출신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쯤되면 삼성전자 출신이 아니면 삼성그룹 홍보실 내에서 그야말로 '찬밥' 취급을 받는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물산·삼성생명 홍보에 커뮤니케이션팀 출신 인사삼성전자 출신 아니면 '찬밥' 신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


삼성그룹은 상근 고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노승만 삼성물산 부사장 자리를 대신할 삼성물산 홍보 총괄에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서동면 전무를 전면 배치했다.


또 삼성생명에서 오랫동안 홍보 업무를 맡아왔던 조일래 전무의 빈자리에는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소속 김정석 상무를 내정했다.


현재 삼성전자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팀의 경우는 이인용 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장(현 사회봉사단장) 시절 영입된 SBS 기자 출신인 백수현 부사장이 맡고 있다.


이처럼 삼성그룹 3대 계열사의 홍보 수장만 보더라도 삼성전자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출신이 아니면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출신이 '실세'뛰어난 업무 능력·윗선의 두터운 신임…고속 승진 가능


삼성전자 출신 중에서도 실세는 미래전략실 출신들이다. 지금은 해체돼 사라졌지만 미래전략실은 과거 계열사 사업 전략과 인사, 감사 등 그룹 전반적인 경영을 총괄하던 실세 조직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삼성그룹을 움직이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조직이었던 셈이다. 그러다보니 미래전략실 임원들은 그룹 내 다른 조직 임원들보다 1~2년 일찍 진급했다.


뛰어난 업무 능력은 물론 윗선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룹 안팎에서는 출세하려면 미래전략실을 거쳐야 한다는 게 정설처럼 통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문호 전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전무는 부사장으로, 이건희 회장의 마지막 비서팀장을 지낸 이승구 상무는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전자 출신 활약…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 반영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성과주의 반영…김기남 승진


그렇다면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계열사에서 삼성전자 출신들의 활약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출신이 활약할 수 있는 이유는 이재용 부회장의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DS부문장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김기남 사장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견인을 이끌어냈다는 점과 11년간 끌어왔던 '반도체 백혈병' 사태 합의를 이끌어낸 점 등을 높이 평가,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삼성전자 출신 활약…계열사에 '1등 DNA' 심기 위한 차원승진 기회 차별로 비춰져 그룹 분위기 망칠 수 있다는 지적


반면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와 '갤럭시노트9' 판매 부진으로 '교체설'이 제기됐던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을 유임하는 대신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자리를 견제했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출신의 활약에 대해 "삼성전자 출신의 활약과 중용은 1등 DNA를 다른 계열사에도 심기 위한 차원",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사 반영은 당연한 처사" 등의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또는 미래전략실 출신이 아니면 아무리 열심해 해도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내 사기를 오히려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출신이 아니면 '찬밥' 취급을 받는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들은 삼성전자 출신들의 활약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