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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환자 비행기 탔다 사망…항공사와 유족 ‘과실 공방’

해외여행을 떠난 폐암환자가 비행기 안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과 항공사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폐암환자가 괌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비행기 안에서 호흡곤란 등으로 병세가 악화돼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인천에서 괌으로 가는 진에어 여객기에 탄 폐암4기 환자 김모(68.여)씨는 이륙한 지 30분 후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호흡 불편을 겪기 시작했다.

 

비행기에는 가족여행에 나선 김씨의 딸과 사위, 외손자 2명, 동생이 동행했다.

 

김씨는 이륙 2시간 뒤부터 비행기 안에 비치된 휴대용 산소통을 사용했으나 착륙 10분 전에 뗐고, 조금 뒤 의식을 잃어 심폐소생술을 받고서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지 의사는 비행기 안에서 사망했는지 여부 등 정확한 사망시간은 판단하지 않았다.

 

유족은 시신을 국내로 이송해 장례를 치렀고 부검은 하지 않았다.

 

김씨 담당의는 이달 16일 발급한 소견서에서 "평소 호흡곤란이 없어서 일상생활이 정상적이어서 비행 및 여행에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유족은 승무원이 "비행기 안에 비치된 산소통이 한 개밖에 없는데, 사용 시간이 두 시간"이라며 아껴 쓰게 했고, 착륙 10분 전에 "산소도 거의 다 됐고 착륙해야 하니 산소통을 잠그겠다"며 산소호흡기 사용을 중단하도록 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김씨의 사위는 3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산소통이 나중에 보니 더 있었음에도 한 개밖에 없다고 했고, 장모님이 의식을 잃은 뒤 승객으로 탑승한 간호사 등이 '오투(산소)'를 외치자 승무원이 '봉투'를 가져오고, 다시 빈 산소통을 들고오는 등 시간을 지체했다"고 주장했다. 

 

또 "착륙 후 승객 190여명이 모두 내리고 나서야 구급대가 들어오는 등 응급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탑승권 발권시 휠체어를 요구하면서 '폐가 안좋다'고 알렸고, 산소통 요청 시점에 폐암환자라고 답변했음에도 적절한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에어 측은 "폐암환자라는 말을 듣고 나서 보호자의 요구에 따랐고, 폐암4기라는 사실은 괌에 착륙한 이후에 알았다"며 "폐암4기 환자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전문의에게 확인하는 등 검토해 탑승시키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산소통이 하나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없고 모두 여섯 개가 있었으며, 착륙 전에 교체·회수하는 게 적합해 승무원이 상태는 괜찮은지, 회수해도 괜찮을지 물었더니 가족이 괜찮다면서 직접 제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승객을 먼저 내리게 한 것은 현지 공항당국 관계자가 지시했고, 착륙과정에 구급대 요청을 완료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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