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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무지개다리' 건너자 우울증 앓다 2주 만에 따라 죽은 할아버지

16년 키운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너자 큰 상실감에 빠졌던 할아버지도 2주 뒤 눈을 감았다.

인사이트16살 강아지 잭 / Carol Burt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할아버지에게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던 반려견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강아지는 그의 삶에 있어 전부였던 만큼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 할아버지. 그는 강아지를 먼저 하늘로 보낸 후 정확하게 2주 뒤 똑같이 생을 마감했다.


최근 동물 전문 매체 '아이러브독쏘머치(ilovemydogsomuch)'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헤멧에 살던 할아버지 켄(Ken, 80)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켄의 이웃 캐롤 버트(Carol Burt)에 따르면 할아버지에게 강아지 잭(Zack, 16)은 유일한 가족이었다. 


인사이트잭에게 마지막 인사하는 켄 / Carol Burt


잭은 산책할 때도 할아버지의 느린 걸음을 맞춰갈 정도로 주인을 잘 따르는 순한 녀석이었다.


어느 날 버트에게 긴박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켄이 현관문 앞에 앉아 오열하고 있다는 것.


급하게 켄을 찾아간 버트는 켄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었고, 돌아온 대답은 그의 마음을 무너뜨렸다.


"우리 잭이 많이 아파. 그런데 동물 병원에 데려갈 돈이 없어. 어떡하면 좋아…"


버트는 노견인 잭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SNS에 켄의 사연을 게재해 기부금 마련에 나섰다.


인사이트켄에게 도착한 위로의 편지 / Carol Burt


이어 그는 켄에게 "만약 기부금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내일 동물 병원에 함께 가주겠다"고 약속했다.


버트가 SNS에 사연을 올리고 한 시간이 지났을 때쯤 유기견 치료비를 지원하는 단체(At-Choo Foundation) 대표 일레인 시먼스(Elaine Seamans)에게 연락이 왔다.


시먼스는 "치료비를 대줄 테니 지금 바로 잭을 데리고 동물 병원으로 가 달라"는 부탁 전화였다.


버트는 켄과 잭을 데리고 인근 동물 병원을 향했지만, 이날 켄은 치료를 받기 전 노화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지역 동물 보호 단체에서는 켄의 사연을 접하고 그를 위로 하기 위해 정성이 담긴 편지를 보내왔다. 그럼에도 켄은 아들 같았던 잭을 잃은 뒤 큰 슬픔에 빠져 한동안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인사이트켄이 간직한 잭의 발자국 / Carol Burt


잭이 세상을 떠난 지 2주가 되던 날, 켄이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사는 켄의 심장마비가 '상심 증후군'(broken-heart syndrome) 때문일 수 있다고 소견을 냈다. 상심 증후군은 사랑하는 이와 사별한 뒤 슬픔이 깊어지면서 스트레스 반응으로 심장이나 장기에 문제를 일으킨다.


켄은 과거 강아지와 찍었던 사진을 보며 "이제 충분히 지쳤다. 잭과 다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이웃 사람들에게 말한 뒤 눈을 감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아지를 잃은 상실감으로 켄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동물 애호가들이 함께 슬퍼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