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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갑질' 고발하려 일부러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한 피해자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4일'의 긴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 10월 8일 경영에 복귀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의 갑질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롯데그룹 갑질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4일'의 긴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 10월 8일 경영에 복귀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의 갑질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갑질피해자연합회(연합회)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 앞에서 "롯데의 갑질 경영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사이트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롯데그룹


연합회는 '한국 롯데'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로 구성됐다.


이들이 이날 추운 날씨 속에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한국 롯데가 납품 업체를 대상으로 자행하고 있는 갑질을 고발하기 위함이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이와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직속 산하 조직으로 '한국 롯데 갑질피해특별조사팀'을 발족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한국에선 갑질 경영! 일본에선 상생 경영!", "쓰쿠다 사장은 한국 상인들을 즉각 구제하라" 등의 피켓을 들며 한국 롯데의 갑질로 인한 피해 실태 조사를 촉구했다.


"한국에선 갑질 경영! 일본에선 상생 경영!"


이에 앞서 6일에는 국회에서도 기자회견이 열렸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연합회는 이날 일본 농기계 생산 업체인 '가네코 농기'의 가네코 츠네오 대표가 보내 온 편지를 공개했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가네코 농기는 2004년 롯데상사로부터 받은 협조 요청 공문에 따라 '가나안당진RPC(가나안)'에 농기계를 외상 판매한 업체다.


추 의원은 "롯데 측은 그동안 가나안과 합작으로 쌀종합처리장(RPC) 설립을 추진한 적도 없고 가네코에 농기계 외상 판매를 요청하거나 가네코를 방문한 적도 없다고 주장해왔다"면서 "가네코 대표의 편지를 통해 롯데가 얼마나 파렴치한 거짓말을 해왔는지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인사이트뉴스1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중 어느 쪽이 진짜 롯데의 얼굴인가"


가네코 대표는 추 의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가나안이 당한 일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충격', '경악', '당혹감' 등의 표현으로 놀라움과 분노를 표했다.


가네코 대표는 "2004년 김영미 가나안 대표와 롯데상사의 박모 팀장, 롯데연구소‧롯데백화점 관계자 등이 가네코를 방문해 견학했고, 롯데 측의 초청으로 가네코의 영업 부장이 롯데상사에 수차례 방문했다"며 가네코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롯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당시 가네코를 방문했던 롯데 관계자들의 명함을 편지와 함께 보내기도 했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이어 "롯데상사의 박 팀장이 김 대표와 공동으로 라이스 센타를 건립하기로 했다며 라이스 센타에 필요한 기계를 외상으로 보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 롯데의 평판이 나쁘지 않고 또 신용을 중시하는 일본의 기업 풍토를 생각했을 때 '롯데의 공문'을 믿고 거액의 기계들을 일본 내의 4개 업체에서 수급해 한국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가네코 대표는 또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중 어느 쪽이 진짜 롯데의 얼굴인가. 더 이상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해 달라"면서 "일본 롯데 본사 앞에서 집회를 하게 되면 우리 회사는 몇 백 명이든 지원할 것"이라며 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일본에서 신뢰받는 롯데가 한국에서는 갑질 기업으로 비판받는 현실을 바꾸려면 신동빈 회장이 피해 보상과 상생 방안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갑질 피해자들의 일본 원정 투쟁에 동행해 일본롯데에 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연합회도 "연내에 갑질 피해 기업들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로 보상을 하라"면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일본 롯데에 직접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내년 초 일본 신주쿠 롯데 본사 앞에서 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나안당진RPC'는 백화점에 쌀을 판매하는 업체인 ㈜가나안네츄럴이 2004년 롯데상사로부터 월 2,500톤 규모의 쌀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설립한 미곡 종합 처리 센터로, 김영미 가나안 대표는 롯데상사기 실제로는 약속 규모의 50분의 1밖에 매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롯데상사가 대금 결제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결국 가나안당진RPC가 2008년 도산하게 됐다고 밝혀 한국 롯데 갑질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 대표는 현재 연합회 회장을 맡아 한국 롯데의 갑질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