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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둔 시한부 남친과 결혼식 올리며 '마지막 추억' 남긴 여자친구

시한부를 선고받은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위한 마지막 선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결혼식을 준비했다.

인사이트PA Real Life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병원에서 결혼식 행진곡이 울려 퍼지자 휠체어를 탄 신랑과 눈가에 눈물이 맺힌 신부가 나란히 등장했다.


두 사람을 둘러싼 지인들은 기쁨과 슬픔 섞인 눈물을 흘렸다. 일부 사람들은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에서 환호보단 슬픔이 더 컸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성 대런 이스턴(Darren Easton, 24)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PA Real Life


대런은 유전자에 결함이 생겨 주로 폐와 소화 기간에 문제를 일으키는 선천성 질병인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환자다.


낭포성 섬유증은 전 세계적으로 7만 명 정도 앓고 있는 병으로 폐에 점액이 만들어져 세균 감염이 쉬우며, 기도가 막혀 소화 장애, 호흡 부전 등을 수반한다.


평균 생존 연력은 약 40세로 아직 별다른 치료법이 없으며 양쪽 폐를 모두 이식한 경우에만 약간의 수명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 삶을 병원에서 보내왔던 대런은 처음으로 인생이 행복하다고 느끼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여자친구 로렌 포프(Lauren Pope)를 처음 만나던 날이었다.


인사이트PA Real Life


지난 2015년 친구 장례식에서 만난 대런과 로렌은 대화를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 서로에게 커다란 끌림을 느꼈다. 둘 다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으며,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도 겹쳤다.


그렇게 공감대가 형성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됐다. 대런은 로렌을 만나며 살고 싶은 의지가 더 커졌다.


지난 2016년 3월 대런에게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폐를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난 것.


그는 폐 이식 수술로 로렌과 조금 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는 기쁨에 주체할 수 없이 행복했다.


인사이트PA Real Life


수술을 마친 대런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청혼'이었다. 그는 수술 후 회복이 다 되기도 전에 로렌에게 결혼하고 싶다며 이 순간만 기다려왔다는 진심 어린 고백을 했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적어도 10년은 로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줄 알았던 대런. 하지만 그는 지난달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병원에 들렀다가 충격적인 의사 소견을 접하게 됐다.


"이식 수술을 받은 폐가 감염됐다. 치료방법이 없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길면 몇 주가 되겠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대런은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 로렌을 위한 마지막 선물을 준비했다. 비록 병원이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결혼식을 로렌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던 것.


인사이트PA Real Life


지인들의 부축을 받아 휠체어에서 일어난 대런은 로렌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춤을 추며 조촐하지만 뜻깊은 결혼식을 진행했다.


이날 대런은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라고 로렌에게 말했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웃고 있는 대런과 로렌의 모습에 가족들과 친구들은 결국 참았던 눈물을 모두 쏟아냈다.


현재 두 사람은 휴식을 취하며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