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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서 '제주 해녀 엄마vs농부 아들'의 묘한 동거 이야기 나온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KBS1 '인간극장'에서는 물질의 여왕 제주 해녀 장순덕(68) 씨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KBS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바닷바람 맞으며 자란 해녀 장순덕 씨는 큰 키에 우렁찬 목소리까지 더해지니 여장부가 따로 없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KBS1 '인간극장'에서는 제주 해녀 장순덕(68) 씨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열여섯 살에 물질을 시작했던 장순덕 씨는 어릴 때 일본으로 원정 물질을 다니기 시작해서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짱짱한 상군 해녀다.


그는 물질 끝내기 무섭게 밭으로 돌아오면 3천 평의 귤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곤 하는데, 손 놀린 적 없이 뼈 빠지게 일만 하던 장순덕 씨가 요즘 수월봉과 바람이 났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KBS


제주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장순덕 씨의 마을엔 한평생 물질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동네 동산이 있었다.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불리며 푸른 바다 위로 깎아지른 화산 절벽이 장관을 이루기로 유명한 수월봉.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명소라는 것을 알게 된 뒤로 장순덕씨는 무려 4수의 도전 끝에 지질 해설사가 되었다.


그는 이 마을의 유일한 해녀 출신 해설사로 물질하며 직접 찍은 바다 사진을 탐방객들에게 보여주며 인기를 독차지 중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KBS


이렇게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장순덕 씨에게도 골칫덩이가 있었으니, 그를 따라 농사꾼이 되겠다고 덜컥 짐을 싸 들고 제주로 내려온 막내아들 이충현(37) 씨다.


목포에 처자식을 두고 귀농을 한 지 1년째, 아직 작물과 잡초도 구분 못 하는 새내기 농부는 매일이 실수 연속이다.


원정 물질을 다니며 자주 집을 비웠던 어머니와 어릴 때부터 시내로 멀리 학교를 다니며 떨어져 살았던 아들은 한 지붕에서 살 맞대며 산 기억이 별로 없는 모자지간이다.


나이 들어 다 큰 아들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은 뒤늦게 서로를 이해하며 진짜 가족이 돼가는 중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KBS


큼직하게 여문 콜라비의 출하를 앞두고 초보 농부 이충현 씨는 감회가 남다르다.


티격태격 모자 사이지만 아들의 첫 수확에 물질도 미루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도와주는 장순덕 씨는 고생한 아들을 위해 돼지고기 엿까지 곤다.


추운 겨울날, 더욱 달콤해지는 감귤처럼 지지고 볶으며 익어가는 모자지간.


육지의 삶이 만만찮아 고향으로 돌아온 아들과 인생의 파도를 지나 이제 수월봉 앞에 굳건히 선 해녀 장순덕 씨의 이야기는 오는 10일 KBS1 '인간극장'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