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궁금한 이야기 Y'
[인사이트] 김천 기자 = "대한민국에서는 못 막아요. 이런 사건은 여성이 사망해야 끝나요" 부산 일가족 살인사건을 분석한 범죄 심리분석가 이수정 교수가 한 말이다.
지난달 30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부산 일가족 살인사건을 다뤘다.
앞서 지난 10월 25일 부산에서는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 남성이 전 여자친구와 그의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경찰은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이별 통보가 남성의 범행 동기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유는 주변인 진술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친구들은 당시 B씨와 동거하던 A씨에게서 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별을 통보받은 B씨가 가전제품을 던지고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B씨가 A씨의 강아지를 집어 던져 죽였다는 내용도 있었다. 평소 A씨에게도 주먹을 휘두른 B씨는 강아지의 생명도 가차 없이 빼앗았다.
결국 데이트 폭력을 참지 못하고 B씨와 이별한 A씨는 어머니 집으로 도망갔다.
KBS1 '뉴스 9'
그럼에도 불구하고 B씨의 집착은 그칠 줄 몰랐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결별 후 A씨와 13차례, A씨의 어머니에게 10차례 전화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결국 집착의 끝은 참담한 범행으로 이어졌다.
B씨는 자신과 만나주지 않는 A씨에게 분노하고 지난 10월 25일, 50여 가지 범행 도구를 챙긴 뒤 A씨의 집으로 향했다.
그는 집에서 귀가하는 A씨의 가족들을 기다리고, 집에 들어오는 차례대로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KBS2 '아침 뉴스타임'
가족을 모두 살해한 B씨는 자신의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질소가스를 마시는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데이트 폭력의 끝은 참혹한 범행이었다.
사건을 분석한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에서는 이러한 사건을 못 막는다"며 "결국 여성이 사망해야 끝이나게 된다"고 말했다.
신고하더라도 가해자를 막을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2018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가정 폭력 등으로 신고를 하더라도 가해자가 구속되는 사례는 1%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