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길고양이 밥 주지 마세요"…갑론을박 일고 있는 아파트 고양이 급식소

'캣맘·캣대디'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에 대해 누리꾼들 의견이 충돌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집 없이 길거리에서 끼니를 때우며 생명을 이어가야 하는 길고양이.


길고양이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이를 가엽게 여기는 '캣맘·캣대디'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캣맘·캣대디는 보통 굶주린 길고양이를 위해 사료를 배급한다. 그런데 이 행동을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이 충돌했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길고양이 밥 좀 주지 마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먼저 글쓴이 A씨는 고양이 밥을 주려면 인적이 드문 길목이나 공원 구석에서 줄 것을 당부했다.


집 앞에서 밥을 주면 그곳으로 고양이들이 몰리게 되는데,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은 빌라나 아파트 등 다세대가 함께 사는 곳에 거주하고 있다.


즉, 같은 건물에 살면서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A씨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해서도 불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애들 얼마나 불쌍하냐' 하는 사람들 많은데, 본인들이나 남한테 피해 주지 말고 제대로 행동하고 동물 챙겨주세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내비쳤다.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고양이와 공존하며 살자", "짐승한테도 갑질하냐", "고양이 우는 소리 시끄럽다는 사람들은 술주정, 아기 울음소리 등도 꼭 항의하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또 다른 이들은 "밥 주지 말라는 게 아니다. 개인 공간에서 주는 게 맞다", "공용주택 앞이면 당연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밥 주는 게 더 무책임한 행동이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A씨의 말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길고양이를 두고 벌어지는 설전은 온라인상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난다.


인사이트YTN


지난달 28일 YTN은 인천 계양구 계산동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 사료 문제로 이웃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과 피해 여성은 3개월 전부터 길고양이 밥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20년 넘게 아파트 인근의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준 여성에게 남성이 "먹이를 주지 말라"며 항의한 것. 


이후 이 남성은 고양이 밥그릇을 밟거나 사료를 내다 버리는 등의 행동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화가 난 남성이 이날(28일) 여성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위에 올라타 주먹을 휘두르는 폭행을 저질렀다.


인사이트YTN


5분 가까이 이어진 무차별 폭행에 피해 여성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캣맘·캣대디와 주민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길고양이 생명 존중을 위해 중성화 사업(TNR)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길고양이를 포획(Trap)해 중성화수술(Neuter)을 시킨뒤 다시 방사(Return)한다는 계획으로, 개체 수 조절을 통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꾸리겠다는 것. 


이와 함께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쏟고 있다.


길고양이의 생명 보호를 위해 정부까지 나선 만큼 캣맘·캣대디와 주민 간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