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아직도 못 잊어" 조두순 범행 현장을 직접 본 경찰이 밝힌 증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피에타'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잊을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참혹한 현장이었습니다"


지난 29일 '조선일보'는 조두순이 8살 나영이(가명)를 성폭행한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 이모 경사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 경사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범행 현장을 생생히 기억한다. 때는 2008년 겨울 어느 날이었다. 


감식을 위해 출동한 현장은 좁고 긴 형태의 화장실이었다. 그곳에는 선명한 핏자국이 가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소원'


화장실 안쪽으로는 좌변기가 하나 있었고 그 주변도 역시 온통 피투성이었다. 피가 워낙 흥건했기 때문에 범행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추론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아 겨우 감식한 이 경사는 그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뭔가 먹을 수 있는 기분도 아니었을 것이다.


이 경사는 "변기 주변에는 핏자국을 걸레로 민듯한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가해자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벌인 짓이었다"고 회상했다.


밥도 먹지 않고 단서를 찾기 위해 샅샅이 감식하던 이 경사는 지문 하나를 발견했다. 지문은 용의자를 찾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인사이트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채취한 지문을 토대로 경찰은 이틀 만에 조두순을 찾았다. 조두순은 범행 장소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그의 집에선 나영이의 피가 묻은 양말과 신발이 발견됐다. 조두순은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했지만 발견된 여러 증거는 조두순이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조두순을 조사한 검찰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두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심신미약이 이유였다.


재판부는 조두순이 체포될 당시 나영이의 피가 묻은 양말과 신발을 집 안에 뒀던 점을 토대로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했다.


인사이트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그런 결정적 증거를 집안에 그대로 둘 정도였다는 건, 판단력을 상실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겠냐는 논리였다.


결국 조두순은 12년 형을 받고 경북북부 제1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성폭력 방지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 지난 7월 포항교도소로 이감됐다. 그는 오는 2020년 12월,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된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이 경사는 매체에 말했다. 조두순이 출소하면 복수할까 두려우니 기사에 자신의 얼굴은 비치지 않게 해달라고. 또 이름은 익명으로 해달라고 말이다.


경찰도 이렇게 두려울 정도인데, 실제 피해를 당한 나영이는 얼마나 무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