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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은둔 경영 펼쳤는데 보수 '130억' 받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현대·기아차가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왕회장'님 정 회장을 찾는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인사이트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은둔의 회장님", "회장님은 어디에 계신가요?", "두문불출", "건강 이상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리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향한 세간의 시선이다.


"회장님은 어디에 계신가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현대·기아차가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왕회장'님 정 회장을 찾는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긴 하지만, 지금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은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든 정 회장의 노련미가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하지만 최근 들어 정 회장과 관련한 소식은 그 어떤 것도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건강 이상설'까지 나돌아 위기의 현대차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정 회장의 '보수'가 재조명되고 있다. 보수가 재조명되는 주된 이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엄청난 액수는 물론, 타당성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80억 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먼저 현대차로부터 45억 7,900만원을 받았고, 현대모비스로부터 34억 3천만원을 받았다. 정 부회장의 경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부터 각각 12억 4,900만원, 5억 5,200만원을 받았다.


인사이트뉴스1


다만 중요한 점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보수가 2016년보다 각각 13.7%, 16.3%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2016년 임원 보수를 자진 삭감하는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80억원'이 엄청난 액수인 점은 변하지 않는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80억 900만원 받은 정몽구 회장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정 회장이 올해 상반기 보수로 벌써 49억 6,3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각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상반기 현대차로부터 28억 3,600만원, 현대모비스로부터 21억 2,7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정 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두 회사로부터 받은 보수 40억 500만원보다 약 9억 5,800만원 많은 금액이다.


인사이트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 뉴스1


정 부회장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2억 1,500만원 증가한 8억 3,900만원의 보수를 현대차로부터 받았다.


1년 전보다 보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 전반에 걸쳐 역할과 책임이 확대된 부분을 고려했다"며 "그동안 경영 악화로 시행한 임원들의 급여 자진 삭감이 올해 1월부터 폐지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다수 여론은 현대차그룹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다. 정 회장이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대내외 경영 활동에 비해 보수가 너무 많다는 게 그 이유.


그도 그럴 것이 정 회장의 마지막 공식 활동은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참석이며, 정 회장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16년 12월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 드러내지 않는 정몽구 회장


심지어 정부 및 그룹 관련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아 "경영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진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실적 부진으로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가 줄어들기는 커녕 어떻게 더 늘어날 수 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임원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보수가 올랐다니, 참 아이러니하다"면서 "일각에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발 벗고 뛰는 정 부회장과 보수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고 말했다.


물론 대기업의 회장이고, 지금의 현대·기아차를 만든 입지전적인 인물이기에 이 정도의 보수는 당연하다는 여론도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현대·기아차의 경영지표가 올해 들어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점, 내년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 경영을 하고 있는 게 의심될 정도로 정 회장의 근황이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 때문에 정 회장의 보수는 타당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기아차의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정 회장은 그룹 경영을 아들에게 맡긴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 회장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며, 또 근황을 밝혀야지만 정 회장과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불안감, 의심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