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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예감한 유기견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자신을 예뻐해 준 아이들의 '초등학교'였다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진 어느 날부터 한 유기견이 초등학교 정문 앞을 매일 지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사이트Caleb Schaffer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진 어느 날 초등학교 정문 앞에 유기견 한 마리가 등장했다.


한눈에 봐도 건강 상태가 나빠 보였던 녀석은 며칠 동안 이른 아침부터 같은 자리를 지켰다.


마치 무언가의 도움이라도 요청하는 듯 간절한 눈빛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동물 전문 매체 더도도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발견된 유기견 클라이브(Clive)의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Caleb Schaffer


지난 10월부터 클라이브는 학생들 등교 시간에 맞춰 초등학교 앞 정문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녀석은 등교 시간이 끝나고 조용해지면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다음 날 새벽에 또다시 학교를 찾곤 했다.


초등학생들은 안쓰러운 유기견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예뻐했다. 그러다 한 학생이 클라이브를 쓰다듬으려다 녀석의 몸에 군데군데 붙어있던 피딱지를 보고 놀라 흠칫했다.


학생은 자신이 본 상황을 담임 선생님 케이렙 셰이퍼(Caleb Schaffer)에게 설명하며 클라이브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Caleb Schaffer


이후 셰이퍼도 클라이브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간식으로 녀석을 유인했다. 자세히 보니 녀석은 피부병이 심각해 털이 곳곳에 빠져있었고, 얼굴에는 활력이 없는 상태였다.


당장 치료가 필요한 녀석의 상태에 셰이퍼는 오후 반차를 내고 클라이브와 함께 인근 동물보호소를 찾았다.


검진 결과, 클라이브는 오랜 떠돌이 생활로 만성 피부병과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수의사는 만약 구조가 되지 않았다면 탈수 증세가 심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고펀드미 페이지 캡처 사진 / Caleb Schaffer


응급 치료를 마친 클라이브. 하지만 지역 동물 보호소에는 이미 수용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유기견을 더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셰이퍼도 아파트 규칙상 강아지 2마리 이상 키우지 못하게 돼 있어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셰이퍼는 이미 강아지 2마리를 키우고 있던 탓에 녀석을 입양하지도 그렇다고 보호소에 맡기면 안락사가 될까 걱정이 앞섰다.


고민 끝에 셰이퍼는 학생들과 함께 SNS로 입양 공고문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사연을 전했다.


다행히 텍사스주에 사는 한 남성이 녀석을 위탁해서 돌봐주겠다고 연락을 걸어왔고, 현재 위탁가정의 돌봄을 받고 있는 클라이브는 빠른 건강 회복세를 보이며 몰라볼 만큼 밝아진 근황을 전했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던 병든 유기견이 초등학교를 스스로 찾아갔던 건 험한 떠돌이 생활에서 유일하게 손을 먼저 흔들어준 아이들의 순수함을 눈치챘기 때문은 아닐까.


인사이트Caleb Schaff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