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수능 솔직히 개꿀임"…서울대 대숲에 올라온 '웃픈' 글 한 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수능 강의 듣는다고 하면 그거 '헬'이라면서 주변에서 측은하게 바라보네요. 사실 '개꿀'인데"


글 한 편이 큰 파문(?)을 불러왔다.


지난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수능은 최고의 개꿀강의입니다"라고 주장하는 서울대생의 기고문 아닌 기고문 하나가 게재됐다.


익명의 글쓴이, 서울대생 A씨는 "수능은 개꿀"이라며 대학 강의 제도에 빗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A씨에 따르면 일단 수능은 무한대로 자유롭게 '재수강'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N수다. A씨는 대학 강의와는 달리 몇 번이고 재수강을 하든 객관적으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대학 강의의 경우, 일정 점수 이하 학생들만 재수강을 신청할 수 있다. 재수강을 한다 하더라도 페널티를 적용받아 A와 같은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


출석 체크도, 공포의 조별과제도, 수강 신청을 위해 경쟁할 필요도 없다. 


학기 중간(?) 진행되는 퀴즈가 몇 번 있기는 하지만 성적에 반영되지 않아 편하다. 오직 수능 당일, 그 시험 하나만 잘 치면 된다.


시험은 또 얼마나 편한가. 주관식 아닌 전부 객관식이고, 한 곳에서 연강(?)으로 시험을 쳐 강의실을 이동하느라 뛰어다니지 않아도 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성적 평가도 공정하고 깔끔하다. 백분율로 나뉘어 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시험 이후 성적 정정 메일 등을 보낼 고생을 안 해도 된다.


가장 좋은 점은 11월에 종강(?)한다는 점.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있는 12월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이같은 주장을 펼친 A씨는 "그런데도 수능 듣는다고 하면 그거 헬이라면서 주변에서 측은하게 여긴다. 사실 개꿀인데. 나만 알고 있어야지"라고 적으며 글을 끝맺었다.


다소 어이가 없으면서도 유쾌하고, 그럴듯해 납득도 가는 이 서울대생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게시글은 게재된 지 하루 만에 좋아요 2천여 건을 기록했으며, 500여 개의 댓글을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한 누리꾼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겨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엄청 개꿀강이라 재수강하러 가야겠다"


아래는 A씨의 글 전문이다.


수능은 최고의 개꿀강의이다.

1. 재수강 패널티가 없다. 몇번을 계속 하든 1등급을 누구나 맞을 수 있다. 거기다가 C+만 재수강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1등급이든 2등급이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한히 재수강을 할 수 있다!! 재수강해도 A+ 받는거는 공대 일부 수업에서나 존재하는 리얼 핵개꿀 요소임

2. 기말 한방이다. 3, 6, 9월 3번 정도의 퀴즈가 존재하나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고로 로드 0에 기말에만 빡씨게 공부하면 되는 개꿀강의임

3. 교수님이 전부 객관식으로만 내신다. 주관식 이런거 X

4. 성적 평가가 깔끔하다. 4%-11%--... 이런 식으로 딱딱 잘라 주시는거는 단점인듯 싶지만, 주관적인 요소가 배제되어 깔끔하고 불만 없는, 모두에게 공정한 성적을 받을 수 있다.

5. 팀플 없음

6. 출첵 안함. 수업 안듣고 기말때 교과서만 정독하면 점수 잘받을 수 있음.

7. 11월에 종강함. 이거 ㄹㅇ 핵개꿀

8. 연강으로 시험인게 단점인듯 싶지만, 같은 건물에서 시험보므로 강의실 이동하느라 뛰어댕기지 않아도 됨.

9. 수강신청 경쟁이 없음.

10. 신입생들이 많이 수강해서 학점따기 개꿀인거같음

근데도 수능 듣는다고 하면 그거 헬강의라면서 주변에서 측은하게 바라봄

사실 개꿀강의인데 크킄ㅎㅋㅎㅋㅎㅋ

나만 알고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