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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또 살인을 하고 싶어 죽겠으니 빨리 사형시켜달라"
약 2년간 33명을 해친 끝에 결국 붙잡힌 연쇄살인범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남긴 말이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자 살인범은 스스로 목을 맸다.
9년 전 오늘인 2009년 11월 22일은 소위 '쾌락살인마'라고 불리는 연쇄살인범 정남규가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날이다.
정남규는 지난 2004년 1월부터 약 2년 동안 미성년자를 비롯해 총 25건의 강도상해 및 살해 행각을 벌였다. 13명이 목숨을 잃었고 20명이 중상을 입었다.
표창원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등 범죄 전문가들도 가장 오싹했던 살인마로 꼽는 정남규.
tvN '우리들의 인생학교'
정남규는 체포 후 심문 과정에서부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보인다.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 "많이 죽일 때 자부심을 느꼈다", "빨리 사형을 집행해 달라", "나를 내보내면 또 살인할 것이다"
순순히 범행을 자백한 정남규가 한 진술 중 일부다.
경찰과 현장 검증에 나섰던 때 정남규는 주위 시민들이 욕설을 퍼붓자 피하는 다른 범죄자들과는 다르게 사람들을 노려보고 맞서 달려들려 했다. 카메라를 향해서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실제로 당시 정남규를 조사했던 프로파일러 권일용 전 경감은 "악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받았다"며 "내 삶에 회의가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tvN '우리들의 인생학교'
이후 수감생활을 하던 2009년 11월 21일, 정남규는 구치소에서 목을 맸고 다음 날인 22일 죽는다.
프로파일러들은 이에 대해 정남규가 구치소 수감 중에는 살해할 수 있는 대상을 찾지 못하니 자기 자신을 살해했다고 분석한다.
마지막 판결을 앞두고 법정에 섰던 정남규는 생전 '최후진술'로 이같은 발언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살인에 대한 배고픔이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