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 파문을 일으킨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에 전 국민이 슬픔에 빠졌지만 이 와중에 '무개념' 막말과 말실수가 이어져 공분을 사고 있다.
물론 단순 해프닝에 가까운 말실수도 있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특별한 목적과 이유가 있다는 묘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한다.
'미개한 국민', '라면에 계란을 넣은 것도 아니다', '80명 구조하면 잘 한 것', '시체장사' 등과 같이 감히 입에 담기조차 두려운 말들이 넘쳐나는 것에 대해 인사이트가 살펴봤다.
막말의 유형은 크게 '철학의 빈곤에서 벌어진 무개념 타입', '기득권과 타성에 젖은 관료적 행태에서 유래한 타입', 그리고 '뚜렷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타입'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철학의 빈곤에서 벌어진 무개념 막말은 대표적으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막내 아들이 던진 말이 해당한다.
정몽준 의원의 아들 정모군은 페이스북에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족가 돼서..."라는 글을 올려 질타를 당했다. 정 의원이 급히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 됐지만 인성이 부족해 벌어진 안타까운 사례에 해당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무개념 세월호 자작시 또한 철학의 빈곤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김 도지사는 자신의 SNS에 여러 편의 자작기를 '운율'까지 맞춰서 시를 적어 올렸고, 국민들에게 비판 받았다. 부절적한 처신이라는 평가가 이어진 것도 그 취지가 선했다고 하더라도 타인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인성과 철학이 빈곤한 '인물'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기득권과 타성에 젖은 관료적 행태의 대표적 사례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계란 라면' 발언과 '80명 구조면 대단한 것' 발언이다.
우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위한 대피소에서 라면을 먹은 사건에 대해 '라면에 계란을 넣은 것도 아니었다'고 발언해 공분을 샀다.
민 대변인의 전형적인 관료적 행태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한 동안 라면 논쟁에 불을 당겼다.
해경 간부 A씨는 지난 17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기자들이 초기 대응에 미진했다고 질타하자 "80명을 구했으면 대단한 것아니냐"고 항의해 결국은 직위 해제됐다.

막내 아들의 '미개한 국민' 발언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정몽준 의원. ⓒ연합뉴스
이런 발언도 눈살을 지푸리게 하지만 망언에 가까운 막말은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작심해서 던지는 말들이 더 심각하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이들의 발언은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는 '선전선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주로 정치인들이 즐겨쓰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22일 오후 JTBC 뉴스특보 7부 ‘전용우의 시사집중’에 출연해 “이번 기회가 너무나 큰 불행이지만 우리를 재정비할 수 있는, 국민의식부터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불행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에 휘말렸다.
새누리당의 한기호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좌파 색출'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제부터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국가 안보조직은 근원부터 발본색원해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1시간여만에 해당 글은 삭제됐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실종자 가족 행세하며 정부 욕하고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던 이들"이라며 동영상과 사진 주소를 게재했다. 이어 "유가족인 척하면서 선동하는 여자", "위 동영상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 같이 있네요." 등의 글을 올렸으니 결국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고, 권 의원은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 참사를 기회로 삼아 6.4 지방선거 스팸 문자를 보내는 후보들이 많다. ⓒ인사이트
논객을 자처하면서 막말을 쏟아내는 이도 문제다. 대표적으로 지만원씨가 해당한다.
지씨는 세월호 침몰 참사를 '시체장사'에 비유하며 "대통령은 제2의 5.18 폭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경찰로부터 내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문화에 있다. 또한 6.4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제로 만들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참사 사건을 핑계로 많은 후보자들이 무분별한 스팸 문자를 날리면서 선거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