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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할머니 폭행 막은 복싱 선수 출신 고등학생이 끝까지 주먹 쓰지 않은 이유

지난 19일 울산 울주경찰서는 70대 할머니를 폭행해 상해를 가한 혐의로 정모(25)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김경문, 하철민, 김준엽 군 (좌측부터) / 뉴스1


[인사이트] 김천 기자 = 폐지 줍던 할머니를 폭행하는 남성을 막아선 고등학생은 가해자와 같이 폭력을 쓰지 않았다.


지난 19일 울산 울주경찰서는 70대 할머니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정모(25)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9일 울산 한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최모(77) 할머니를 폭행했다.


그는 최 할머니가 혼잣말을 하자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것으로 착각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이 장면은 인근 거리를 지나던 김경문(19), 김준엽(19), 하철민(19) 군에 의해 발견됐다.


인사이트SBS '8 뉴스'


이날 학생들은 할머니를 폭행하는 정씨의 주먹을 막아섰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촬영해 증거물을 남기는 동시에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는 자신을 막아서는 학생의 멱살을 잡고 욕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정씨를 단단히 붙잡았다. 정씨는 곧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점은 올해 8월까지 복싱 선수로 활동한 한 학생이 폭력을 쓰지 않고 피의자를 제압했다는 점이다.


복싱 선수 출신인 하철민 군은 인사이트에 "힘으로는 자신 있었지만 상대와 똑같이 폭행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체전에서 헤비급 메달을 딸 정도로 실력자였다.


인사이트MBC '뉴스투데이'


하철민 군은 "정씨가 할머니를 때리거나 욕을 하며 도망가려고 할 때는 참기 쉽지 않았지만 힘으로 맞서기보다는 할머니 대신 내가 맞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먹을 휘두를 경우 추후 경찰 조사에서 할머니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몫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실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학생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냈다.


한 누리꾼은 SNS에 "복싱 선수로 활동한 학생이 힘을 쓰지 않고 참았다는 것은 존중받아야 할 인성"이라며 "학생은 힘이 만능이 아니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정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