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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팔다 '빨간펜·구몬' 만들어 연 매출 1조 기업 일군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

'흙수저'로 태어나 만인의 학습지 빨간펜, 구몬으로 연매출 1조 규모를 자랑하는 교원그룹을 일군 장평순 회장을 조명해본다.

인사이트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교원그룹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어릴 적 밖에서 신나게 놀다 집에 들어가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학습지.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추억의 학습지 '빨간펜'과 '구몬'을 운영하는 교원그룹은 국내 교육 기업 중 유일하게 연 매출 1조를 훌쩍 넘기는 '거물'이다. 


교원그룹의 역사는 자수성가에 성공한 '흙수저' 기업인 장평순 회장에 의해 탄생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교원그룹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에 성공한 장평순 회장 


장 회장은 1951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7남매 중 장남이었던 그는 아주 어릴 적부터 가난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부모가 고향을 떠나 돈을 벌러 다녔기 때문에 다섯 살까지 외가에 맡겨져 자랐다.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은 '공부'라는 생각에 행정고시를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 


대신 그는 1980년 배추 장사를 시작해 꽤 큰돈을 벌었다. 장사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은 장 회장은 이후 웅진출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미 배추 장사로 사람 다루는 스킬을 깨우친 그는 영업에 타고난 수완을 보였다. 입사 4개월 만에 '판매왕'에 등극하더니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했다.  


인사이트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교원그룹 


학습지 붐과 함께 빠르게 성공한 빨간펜·구몬 


영업의 맛을 제대로 본 장 회장은 1985년 독립했다. 무턱대고 서울 인사동에 사무실을 빌려 직원 세 명과 학습지 사업을 시작했다. 


이름은 '중앙교육연구원'. 지금의 교원그룹의 전신인 이곳에서 장 회장은 밤을 새우며 학습지를 만들었다. 


또한 일본에서 인기를 끌던 학습지 브랜드 '구몬' 라이센스를 들여와 수준별 프로그램식 학습지 구몬학습을 창간했다. 


마침 운이 따랐다. 당시 과외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학습지 붐이 일었다. 


학교 외에는 따로 교육을 받을 시설이 많지 않아 가정 학습 의존도는 점점 더 높아졌고,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빨간펜'과 '구몬'의 인지도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인사이트교원 웰스팜 / 교원그룹 홈페이지 


2000년대 들어서 적극적인 사업다각화 추진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에 관해서라면 자칭 '전문가'였던 장 회장은 학습지 사업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했다. 


그는 첨삭을 담당한 교사와 학생들 간 '유대관계'를 강조했다. 일방향으로 알려주는 교육이 아닌 쌍방향 의사소통을 꾀하면서 인기를 끌 수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장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교원그룹의 몸집을 점점 더 불려갔다. 현재 교원그룹은 교원구몬, 교원 더오름, 교원여행, 교원 인베스트, 교원 라이프 등을 포함해 8개의 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정수기·비데 등 생활문화사업과 스위트호텔 제주로 대표되는 호텔레저사업, 상조 서비스,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 회장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스마트 학습지'도 만들었다. 교원그룹은 2015년 '스마트 빨간펜'을 론칭하고 그 다음해에는 디지털 영어학습 프로그램 '도요새잉글리시 멤버스'를, 지난해에는 '스마트 구몬'을 론칭했다. 


인사이트교원그룹 홈페이지 


100도를 채울 만한 '뜨거운 열정' 강조하는 장 회장 


"99도와 100도의 차이는 크다"


장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수시로 이 말을 강조한다고 한다. 증기기관차는 물의 온도가 100도 이상이 돼야만 출발할 수 있으며, 99도의 물로는 절대로 기관차를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 


교원그룹 직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교육을 받아도 결국 이것이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99도의 물처럼 '도루묵'이라는 뜻이다. 


언제나 100도를 채울만한 뜨거운 열정을 강조하는 장 회장. 


아무것도 없는 흙수저 출신인 그가 연 매출 1조의 기업을 일군 것은 가슴속에 이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