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모씨 페이스북 캡처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서울 강서구 수명고등학교에서 국어영역 시험 중 방송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국어가 최악의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수험생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수명고에서 시험을 봤던 수험생 원모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수명고 수능 국어 시험 도중 라디오가 나왔다'는 글을 게재했다.
글에서 원씨는 "한 차례도 아니고 두 차례나"라며 "오전 9시 30분경 국어 시험 중 방송으로 라디오가 나왔다"고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1분가량 송출된 라디오는 영어 듣기보다 큰 음량으로 송출됐고, 라디오 진행자들의 대화는 물론 뒤에 이어진 광고까지 생생하게 들렸다고.
원씨는 "당연히 수험생들 모두가 당황했다"며 "저도 비문학 지문 한창 집중해서 읽던 중에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 너무나도 당황스러워서 눈물 나는 거 참으면서 읽던 지문 읽고 또 읽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고사본부에서는 수험생들에게 별다른 사과나 안내방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이 끝나기 직전에서야 라디오가 송출된 1분만큼 추가시간을 더 주겠다고 통보했다는 것.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원씨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가장 집중해야 할 시간에 이미 흐름은 다 깨졌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는 그 1분으로 이후 30분이 통째로 무너졌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2외국어 영역 시험 중 교사들 대화가 3분가량 송출된 것이다.
이번에도 본부는 수험생들에게 추가 시간으로 3분을 주는 데 그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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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씨는 "방송사고 내봤자 딱 그 시간만큼 추가 시간을 더 주면 책임이 끝나나"고 분노를 표했다.
또 "단순히 수명고에 배정받은 수험생들 운으로 치부할 건가"라며 "도대체 누가 어떻게 이걸 보상해주냐. 누가 책임지냐"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수명고 방송사고 관련 이야기는 15일 대학입시 전문 네이버 카페 '수만휘(수능 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에 여러 차례 게재되며 큰 논란을 낳고 있다.
해당 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이미 OMR 카드 마킹을 마친 상태에서 1분 더 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