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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을 응원해" 수험표 들고 다같이 수능 보러 간 일성여중고 여고생들

고사장 앞에 다다른 일성여고 만학도들은 자신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모습에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어휴 이러다 늦겠네. 아차차 도시락!"


분주한 수능 당일 아침, 가방을 메고 도시락까지 챙겨 든 '엄마'가 고사장을 향해 정신없이 달렸다.


엄마가 고사장 정문에 가까워지자, 주변 사람들은 밝은 미소로 엄마를 향해 "할 수 있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 이날은 열아홉살 고3 수험생들에 뒤지지 않는 열정을 가진 만학도 엄마의 첫 수능 시험날이었다.


인사이트뉴스1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사범대 부속 이화금란고등학교 정문 앞은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선배님'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일성여중고는 어린 시절 학업을 마치지 못한 만학도들을 위해 개설된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다.


이날 일성여중고 학생들은 학교 이름이 쓰여진 초록색, 주황색 조끼를 입고 수능을 보러 온 선배들에게 "할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


이들은 "여보, 등록금 준비해", "엄마도 대학 간다" 등 재치 넘치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우렁차게 선배들을 응원했다.


인사이트수능 전 합격 기원 떡 전달식에 참여한 유영자 할머니 / 뉴스1


고사장에 도착한 늦깎이 수험생들은 입실을 앞두고 자신의 사연을 간단히 소개하기도 했다.


일성여중고 수험생 중 최고령인 유영자(78)씨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어려운 형편 탓에 초등학교까지만 다니고 학업을 중단했다.


그는 "며칠 전 백석예대 사회복지학부 면접에 다녀왔는데 그 자리를 간 것 자체가 너무 감격스러워 계속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도 행복하고 수능 접수를 하는 순간, 꿈을 다 이룬 듯했다"라고 벅차오르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수능에 응시한 일성여중고 수험생들은 총 158명으로 다른 수험생들과 동일하게 수능에 응시했다.


인사이트수능을 앞두고 화이팅을 외치는 일성여고 학생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