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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회장 '아픈 손가락' 된 동생 김정석 전 부회장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용 특수분유를 만들어 '착한기업'이라 불리는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에게는 사실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아픈 손가락'이 있다.

인사이트(좌) 김정석 전 매일유업 부회장, (우)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 사진제공 = 매일유업


착한 줄 알았던 매일유업의 충격적인 과거김정완 회장의 '아픈 손가락' 김정석 전 부회장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팔면 팔수록 손해인데도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용 특수분유를 만들어 '착한기업'이라 불리는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에게는 사실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아픈 손가락'이 있다.


납품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거나 형 몰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둘째 동생 김정석 전 매일유업 부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정석 전 부회장은 무려 7년간 친형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도 모르게 회삿돈 4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인물이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낙농업과 유업계를 발전시키는데 일조한 매일유업 창업주 고(故) 김복용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정식 전 부회장은 1983년 매일유업에 입사했다.


인사이트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형 몰래 직원 차명계좌로 회삿돈 빼돌린 동생7년간 횡령한 돈만 46억원…통행세와 같은 수법


김정식 전 부회장은 매일유업에서 경영지원본부와 특수사업부 부장 등을 거친 뒤 1996년 매일유업에 납품을 원하는 업체와 매일유업을 중개하는 식자재 유통회사 ㈜복원을 설립, 대표이사를 지냈다.


또 2002년 매일유업 광고를 전담한 주식회사 이엠컴엔마케팅 대주주를 맡았고 2011년에는 매일유업 물류운송을 담당하는 유한회사 대진냉동운수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김정식 전 부회장은 이들 회사들의 대표이사나 대주주로 있으면서 하청업체에 납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내게 한 뒤 이를 직원의 차명계좌로 빼돌리는 수법으로 7년간 회삿돈을 빼돌렸다.


당시 검찰은 "김정석 전 부회장이 매일유업 납품 관련 냉동업체, 운송업체, 광고업체 등 별도 법인을 설립해 납품업체들로부터 이곳을 통해 매일유업에 납품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 (좌) 사진제공 = 매일유업, (우)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빼돌린 돈 여자친구 생활비와 가사 도우미 급여로 지급대형 로펌 소속 변호인단 꾸렸지만 징역 2년 선고 받아


일종의 통행세와 같은 수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렇게 빼돌린 회삿돈을 개인 비자금은 물론 여자친구 생활비에서부터 가사 도우미 급여 등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여자친구와 오빠를 가짜 직원으로 등록해 지급한 돈만 4억 5,000여만원에 달하며 가사 도우미 급여 3400여만원, 운전기사 급여 1억 4,500만원 등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아버지가 힘겹게 일군 매일유업을 한순간에 먹칠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정식 전 부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기 보다는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하는 것으로 맞섰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해마루 등 대형 로펌 소속의 변호사 27명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김정식 전 부회장은 결국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인사이트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재판부 "횡령한 돈 개인 용도로 사용…죄질 상당히 나빠"지금까지도 김정완 회장의 '아픈 손가락' 된 김정석 전 부회장


실제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재희 부장판사)는 2016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정석 전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정석 전 부회장은 대주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점을 이용해 마치 사금고에서 돈을 인출하듯 회사의 자금을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가져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횡령한 돈으로 비싼 술집에서 유흥을 즐기고 여행을 다니고 그림을 사는 등 오로지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횡령기간도 장기간이며 횡령금액도 46억원으로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판시했다.


친형 몰래 회삿돈을 빼돌렸다가 딱 걸려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김정식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도 김정완 회장의 남모를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인사이트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 사진제공 = 매일유업


동생과 아버지 일군 매일유업 키우는 꿈 산산조각김정완 회장, '아픈 손가락' 안고 외형 성장에 집중


그도 그럴 것이 김정식 전 부회장을 매일유업 부회장으로 영입한 사람이 다름아닌 김정완 회장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매일유업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부회장직이 공석이 됐고 김정완 회장은 매일유업의 해외사업 개발 및 신규사업 창출을 위한 역량강화 차원에서 동생 김정식 전 부회장을 데려왔다.


하지만 동생 김정식 전 부회장이 회삿돈 46억원을 횡령하면서 동생과 함께 아버지가 일군 매일유업을 이끌어나가려고 하는 김정완 회장의 꿈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현재 사촌동생인 김선희 대표에게 매일유업 대표를 맡기고 외식사업 확대 등 사업 다각화와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는 김정완 회장은 오늘도 '아픈 손가락'을 안고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