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길 잃은 치매 남편 찾은 할머니의 눈물 (사진)

via 서울경찰 페이스북

 

두 손을 꼬옥 맞잡은 한 노부부의 뒷모습이 누리꾼을 울리고 있다.

 

지난 18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골목에서 지팡이에 의존해 걷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이 목격됐다.

 

걸음이 다소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는 검은 운동복 차림으로 골목길을 헤매고 있었다. 주름진 눈가에는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듯 불안감이 가득했다.

 

당시 저녁 순찰 중이던 동대문 경찰서 청회파출소 소속 전민재 경장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차에서 내려 할아버지를 살폈다.

 

아내와 저녁 마실에 나섰다가 그만 길을 잃었다는 할아버지는 치매 기운으로 집을 찾지 못하는 상태였다.

 

전 경장은 할아버지와 함께 주변을 돌며 집을 찾던 중 다급한 얼굴로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할머니 한 분을 발견했다. 

 

오랜 세월 할아버지의 곁을 지킨 아내였다. 남편를 발견한 할머니는 한달음에 달려와 할아버지의 등을 쓸며 눈시울을 붉혔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남편을 찾느라 할머니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돼 있었다. 

 

할머니는 잃어버린 남편을 찾아준 경찰관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집까지 모셔드리겠다는 경찰의 제안을 한사코 거절한 노부부는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서서히 멀어져갔다.  

 

전 경장은 "두 분이 큰길을 건너가실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며 "두 분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1일 서울경찰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사연은 많은 누리꾼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유비 기자 yub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