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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장바구니 속 '가발' 보고 엄마가 홀로 암투병 중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엄마는 취업을 앞둔 딸에게 심적인 부담을 주기 싫어 유방암에 걸렸단 사실을 지난 1년간 숨겨왔다.

인사이트Pear Video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엄마 계정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던 딸이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가발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이어 가발을 꾸준히 구매한 목록까지 보게 된 딸은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확신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중국 설화신문(Xuehua News)은 온라인 쇼핑을 하던 딸이 장바구니에 있는 가발을 보고 엄마(48)의 병을 알게 된 사연을 전했다.


며칠 전 샤오웨(Xiaoyue, 23)는 11일,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를 맞이해 온라인 쇼핑에 나섰다.


인사이트샤오웨 / Pear Video


컴퓨터를 켜고 이것저것 둘러보던 샤오웨는 쇼핑몰 사이트 창에 뜬 가발에 흠칫 놀랐다.


가발 여러 개가 장바구니에 들어있던 것. 해당 쇼핑몰은 엄마 계정으로 로그인된 상태였다.


샤오웨는 '엄마한테 가발이 왜 필요하지?'란 생각에 구매 목록을 확인하다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년간 엄마가 구매한 가발이 꽤 많았기 때문.


샤오웨는 불안한 마음에 곧바로 엄마 옷장을 뒤졌고, 그 안에서 진단서를 발견했다.


인사이트샤오웨 엄마가 입원한 병원 / Pear Video


엄마 이름으로 된 진단서에는 '유방암'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눈앞이 캄캄해진 샤오웨. 그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곧바로 진단서를 발급한 병원을 찾아갔다.


샤오웨는 병원 간호사에게 진단서를 보여주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고, 간호사는 환자가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병실로 안내했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된 샤오웨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샤오웨는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느냐"며 엄마에게 따지듯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황한 엄마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너 공부하는 데 방해될까 봐… 부담 주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미안해"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엄마는 지난 2017년 7월 왼쪽 겨드랑이 부위에 빨간 홍조가 처음 생겼다. 당시 단순한 부종이라 생각하고 넘겼으나 지난해 말 눈에 띄게 종기가 커지자 뒤늦게 병원을 방문하고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이후 가족들 몰래 화학 치료를 받아온 엄마. 치료를 받으며 탈모가 생기자 혹여 병을 가족들에게 들킬까 봐 가발을 구매했다.


엄마는 "딸이 곧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어 취업 부담이 큰 상태다. 나까지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족들의 간호를 받으며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엄마는 다행히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