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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이 이웃에 학대당하는 저를 구출해 데리고 '귀농'하셨어요"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대당하던 강아지와 함께 귀농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사지 마비 된 반려견이 일어서던 날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인 1멍 귀농 1주년'이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작성자는 반려견 '위키'와 함께 시골에서 1년여째 함께 지내고 있다.


지금에야 행복한 모습으로 작성자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거둬지기 전만 해도 위키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작성자가 처음 위키를 만났을 때 녀석은 이웃 주민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 그는 괴롭힘을 보지 못하고 무작정 위키를 데리고 왔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얼마나 많은 학대를 당했었던지 위키의 상태는 심각했다. 병원에 데려가니 곧 죽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의사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위키는 쓰러져 신음하면서 서글프게 작성자를 쳐다봤다. 도움을 호소하는 눈빛이었다.


평소 반려견에게 돈 쓰고 마음 쓰는 걸 이해하지 못했던 작성자였지만 그 눈망울까지 외면할 순 없었다.


그는 수의사에게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 해달라 부탁한 뒤 병원비를 모두 선지급했다.


그렇게 위키는 작성자의 보호 아래 병원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사흘 뒤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작성자는 위키와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위키를 아들처럼 생각하고 기르기 시작했다.


함께 지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위키는 학대의 기억이 있어 사람을 기피했다. 또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어울리지도 못하고 매번 집안을 난장으로 어질러놓는 말썽을 일으켰다. 소위 말하는 '문제견'이었다.


그럼에도 작성자는 위키와 살게 된 걸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돈보다 소중한 가치인 '행복'을 위키를 통해 배웠다"고 전했다. 또 누군가 한없이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것도 위키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작성자의 표현에 따르면 위키는 작성자의 인생을 바꿔준 소중한 인연이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 수록 더욱 정이 갔다. 파보 바이러스와 심장사상충, 중증근무력증 등 앓는 병이 많았지만 위키는 결국 다 이겨냈다. 


마비돼 꼼짝할 수 없던 다리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는 모든 잔병을 털어내고 위키가 건강하게 일어서던 날, 오로지 위키와 평생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으로 귀농을 준비하게 됐다.


돈도, 연고도, 마련해둔 집도 없었다. 하지만 위키만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경북 한 시골에 임차로 집과 땅을 빌렸다. 가는 곳마다 길이 열렸다. 좋은 이웃들을 만나 하루하루 날품을 팔며 생계를 이을 수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하나뿐인 가족과 매일 함께하며 자연과 벗하는 즐거움이 훨씬 컸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작성자는 요즘 아침마다 위키와 함께 한 시간씩 시골 경치를 음미하며 산책하고 오후에는 집 앞을 거닌다.


사과랑 감이 많이 나는 동네라 낙과를 주워 먹고 무더울 때면 집 앞 냇가에서 물놀이를 한다.


소소하지만 작약을 재배하고도 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서울을 벗어나 위키와 함께 행복의 하루를 만끽하고 있다. 그는 사연을 공개하면서 인사이트에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문득 찾아와 가족이 되어준 위키에게 항상 고맙고 귀농에 어려움을 겪던 우리 '부자'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마을 어르신들께 고맙습니다"


소중한 반려견과 함께 행복한 삶을 찾아 무턱대고 시골로 떠난 작성자. 그는 오늘도 위키와 함께 해 질 녘 석양을 바라보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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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자 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