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실패하는 것보다 차라리 동거하다 헤어지는 게 낫지 않나요?"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큰돈 들여 결혼했다가 헤어지는 것보다 그 전에 미리 동거해보는 게 낫지 않나요?"


서울 구로구의 출판 업체에서 일하는 이모 씨(26·여)는 결혼생활에 드는 비용, 자녀 사교육비 등을 생각하면 결혼보단 동거가 낫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통계청이 만 13세 이상 국민 3만9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발표한 '201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이 꼭 필요하다고 보는 국민의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만 13세 이상 국민은 48.1%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미혼 남녀가 동거해도 좋다고 응답한 국민(만 13세 이상)은 56.4%로 절반을 넘어섰다.


1998년 첫 조사 당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73.5%였던 것을 미뤄 20년새 현저히 낮아진 수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혼'보다 '동거' 선호하는 20대


특히 올해 조사에선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20대 비율이 5.1%인 반면,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라는 응답은 무려 74.4%에 달한다. 


인천 남동구에서 근무하는 공모 씨(27)는 "결혼 준비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한 번의 결혼 실패가 불러오는 피해는 경제적으로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방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혼전 동거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집안과 집안 간에 관계를 맺는 것도 부담스럽다"


청년들이 결혼에 미적지근한 이유는 단지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결혼이라는 통과 의례에 대한 부담감도 이 같은 통계 결과에 크게 작용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 자체는 행복하지만 결혼 제도에 따른 부분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남자친구와 동거 중인 패션 디자이너 장모 씨(30·여)는 "아직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집안과 집안끼리의 관계를 맺는 것"이라며 "결혼에 따른 책임감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상대 집안에 소속되는 점 등에서 (결혼 실패보다) 동거 실패가 부담감이 덜하다"고도 덧붙였다.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20대의 긍정적 응답과 오늘날 결혼식을 과도하다고 평하는 20대의 응답 통계도 이를 뒷받침했다.


올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한 20대 비율은 36.7%로 지난 2016년 통계상 31.8%보다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오늘날 결혼식이 '과도하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율이 72.2%나 됐다.


인사이트SBS '우리 갑순이'


"정부는 통과 의례 자체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청년들도 고려해야 해…"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젊은이들은 집안과 집안이 얽힌다는 점, 결혼식에 돈이 많이 든다는 점 등 결혼이라는 통과 의례 자체에 대해 큰 부담을 느낀다"며, "함께 살고 아이를 낳는 것 등은 고전적으로 사랑의 결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제도적인 강박과 속박은 싫다는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직접적인 주거 지원·임대 사업 말고도 유연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공급자 측 말고 수요자 측에서 생각해 좀 더 맞춤형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결혼 제도로 진입할 사례적 비용을 따져보고, 문화적 간소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여러분의 제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세상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인사이트의 수많은

기사들은 여러분의 제보로부터 시작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