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거제 살인사건' CCTV에 실시간으로 찍히는 동안 못 보고 넘긴 관제센터 직원들

인사이트박씨에게 호소하는 피해자 A씨의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캡처 / 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김천 기자 = 거제에서 묻지마 폭행에 의해 50대 여성이 숨진 가운데 당시 폭행장면이 CCTV 관제센터에 고스란히 보여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30여 분간 범행 장면이 포착돼 미리 대처했더라면 A씨의 사망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변을 피할 수는 없었다.


관제센터 직원들이 업무를 소홀히 한 탓이다.


지난달 31일 창원지검 통영지청과 거제 경찰에 따르면 박모(20) 씨는 이달 4일 거제 선착장 인근 주차장에서 폐지를 줍던 A(58) 씨를 폭행했다.


인사이트KBS1 '뉴스 9'


박씨는 A씨가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A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70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 장면은 모두 CCTV에 녹화됐고 거제시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건 당일 관제센터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제센터에는 경찰 등 총 6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시민들의 '안전 파수꾼'이라는 관제센터의 별명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결국 이날 폭행 사건은 인근 행인이 피의자 박씨를 제압하고 경찰에 넘긴 뒤에야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A씨는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해 숨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거제시 CCTV 통합관제센터 관계자는 "관제 모니터에 10개가 넘는 CCTV 화면들이 짧은 순간에 지나간다"며 "야간에는 분별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관제센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CCTV 거제시 통합관제센터는 24시간 3교대로 관리되면서 위험 상황 포착 시 인근 경찰에 알려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제센터에는 공무원과 모니터 요원, 파견 경찰 등 총 26명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