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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녹을 만큼 거센 불길 뚫고 3살 아이 구한 소방관 영웅들이 밝힌 당시 상황

소방관은 불길 뚫고 구조하던 순간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ohn Panzavecchia, (우) 사진 제공 = 강원소방본부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지난 2001년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당시 순직한 소방관의 책상 위에 걸려있던 기도문이다.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일하는 소방관. 존경받아 마땅하며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지난 28일 강원 지역 4층 빌라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3살배기 아이를 구한 소방관의 발언이 공개돼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김인수 홍천소방서 구조팀장은 지난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를 안고 어떻게 4층에서 뛰어 내려왔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경력 28년인 베테랑 소방관이지만 이렇듯 늘 구조는 힘겹다.


인사이트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 김인수 소방위 / 사진 제공 = 강원소방본부


함께 진압대원으로 출동한 박동천 소방관은 물을 뿌리며 구조대원들의 진입을 돕다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특수소재로 제작된 소방구조용 헬멧 겉면이 완전히 녹아내리기까지 해 당시 화재 현장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치료를 받은 박 소방관은 "진화 당시 상황이 너무 긴박해 다친 줄도 몰랐다"며 "화상을 입었지만 아이를 살린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강원소방본부


구조대원들은 이튿날 장난감 소방차를 선물로 준비해 구조된 아이의 병원을 찾아갔다.


아이는 자고 있었으나 몸에 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대원들은 마음을 놓았다.


아이의 부모는 연신 "고맙다"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과연 '영웅'이란 영화나 책 속에만 존재하는 걸까.


앞서 소개한 기도문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제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제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인사이트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 박종민 소방교, 김인수 소방위, 이동현 소방교 / 사진 제공 = 홍천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