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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교통사고 수습 중 불의의 사고로 의식불명까지 갔던 경찰관.
기적처럼 눈은 떴지만 더 이상 현장을 누빌 수 없게 된 그는 마지막으로 큰 선물을 남긴 뒤 명예롭게 경찰 배지를 내려놨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는 김범일(51) 경감의 퇴임식이 열렸다.
이날 김 경감은 지난해 '제6회 영예로운 제복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 1천5백만원에 사비를 보태 총 2천만원을 기부했다.
자신처럼 공무 중 다치거나 숨진 경찰관의 유족들을 위해 선택한 일이었다. 누구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는 '선배'의 마음이기도 했다.
스마트 서울경찰
의사소통이 힘든 김 경감을 대신해서 부인 김미옥 씨는 "남편과 같이 공무 수행 중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 수행 중 사고에 대한 지원은 아쉬운 부분이 있어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뜻깊게 쓰였으면 한다"며 이유를 전했다.
1995년 경찰이 된 김 경감은 영등포경찰서 교통과에 근무하던 2015년 1월 23일 새벽 5시께 당산철교 인근에서 2차 사고를 당했다.
당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김 경감을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덮쳐버린 것이다.
이 사고로 김 경감은 뇌출혈과 골절 등 부상에 이어 의식불명 상태에까지 빠졌다.
다행히도 몇 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은 김 경감은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스마트 서울경찰
의식을 찾은 김 경감은 현장에 복귀하기 위해 총 14번의 병원 이동과 재활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김 경감이 입은 상처들은 빨리 회복될 부상이 아니었고 아직 의사소통도 어려우며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
현행법상 공무 중 질병휴직 상태로 3년이 지난 후에도 업무 복귀가 불가한 경우 직권면직(퇴직)처리 된다.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김 경감은 결국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사고 전 김 경감과 자녀들의 모습 / 스마트 서울경찰
경찰은 김 경감을 경위에서 경감으로 1계급 특진시키고 경찰청장 표창과 재직기념패 등을 수여했다.
또한 3년간 정성 어린 간호로 남편을 돌봐 온 부인에게도 감사장을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경감은) 평소 온화한 성품과 적극적인 업무태도 때문에 많은 직원에게 모범이 되는 경찰관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