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번개탄 피워놓고 경찰에 ‘감사 전화’ 건 남성의 사연

via 서울경찰 페이스북

 

삶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한 남성이 마지막 순간 경찰관에게 '감사 전화'를 걸어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뭉클한 감동을 준다.

15일 서울경찰은 공식 페이스북에 <자신을 구하러 오길 바랐던 시민의 간절한 전화 한 통>이라는 제목의 사연과 사진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사건은 지난 주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남성은 장안2파출소에 찾아와 "더이상 살고싶지 않다"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동생과 의지하면서 살아왔는데 최근 크게 다툰 뒤 얼굴을 보지 않고 지낸다는 것이었다.

사연을 들은 김경태 경위는 한참 동안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남성을 위로해 돌려 보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집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남성​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이 남성은 "누군가를 챙기기만 했지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데..."라고 말하며 정성껏 상담을 해준 김 경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지금 지하 주차장에 있어요. 앞으로 볼 일이 없을 것 같아 전화드렸습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김 경위는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고 이 남성의 주소지를 찾아 지하 주차장으로 서둘러 출동했다.

역시 예감은 적중했다. 지하 주차장에 있는 화물차 한 켠에 매캐한 번개탄 냄새와 함께 남성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 경위는 서둘러 심폐소생술 실시했고 의식이 돌아온 남성을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남성의 전화 한 통이 없었더라면 자칫 큰일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 남성은 의식도 되찾고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
 
외롭고 힘든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자살하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이러한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소중한 생명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 경찰관의 신중하고 민첩한 대응으로 한 생명을 살려낸 훈훈한 이야기에 누리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정아영 기자 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