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매크로 앱' 이용해 돈 되는 '장거리' 손님만 골라 받는 택시기사들

인사이트SBS 뉴스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늦은 밤길에 보이는 수많은 택시가 나에게만 배정되지 않는 기막힌 순간이 있다.


그럼에도 나만 빼고 유독 '장거리' 손님만 잘 찾아가는 택시 기사들의 신기한 비결이 공개됐다.


지난 25일 SBS 8뉴스는 일부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택시 앱'의 허점을 파고들어 장거리 요청 손님만 골라 받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자정 무렵 서울 강남역 주변 길가에는 시동이 꺼진 택시들이 줄지어 서서 장거리 승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그런데 이들중 일부 택시기사는 '장거리' 승객을 골라받는 불법 매크로 앱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이에 한 택시기사는 "(한 달에) 6만원이란 돈을 내고 써봤더니 확실히 장거리 콜을 많이 받는다"라며, "기본 카카오(택시 앱)만 설치한 사람들은 수익률이 30%는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인사이트SBS 뉴스


카카오 택시 앱의 경우, 택시 기사는 주변에서 오는 콜을 모두 받아야 하고 가기 싫으면 일일이 거절해야 한다.


하지만 이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앱은 기사가 가고 싶은 목적지만 선택해 놓으면 다른 목적지 콜은 빠른 속도로 자동 거절한다.


심지어 이 앱은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콜을 즉시 자동으로 낚아채 배차까지 해주며, 시중에서 구하기도 쉽다.


불법 앱 업자는 길가에서 대기 중인 택시기사들에게 접근해 앱 설치 링크를 문자메시지로 발송하고, 보름간 무료 이용을 권한 뒤 추후에도 계속하고 싶다면 결제하도록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한편 전문가들은 이런 불법 매크로 앱이 원리는 간단하지만 앱 운영 경로를 막아도 금방 우회 방식을 만들어서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에 대해 카카오 택시 측은 "비정상 앱 제작 업체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대부분의 택시 기사가 카카오 택시 앱을 통해 영업하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