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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신포차에서 나오는 모습을 봤는데,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어서 어이가 없고 충격적이네요"
이 말은 한신포차의 경쟁업체 사장이 직원에게 한 말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한 말이다. 위 말을 건넨 아이의 엄마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서 어이가 없고 충격적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술 냄새', '화장 냄새', '술집 여자'라는 원색적인 단어가 포함된 말도 던졌고, "한 번만 더 이런 일이 있으면 공론화하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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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폭탄을 맞은 어린이집 교사는 그저 "죄송하다", "조심하겠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한 아이의 엄마가 어린이집 교사의 자유를 빼앗고, 스토커처럼 사생활 침해를 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카톡에는 교사가 정당하게 휴가를 내고 남자친구와 여행을 간 것도 문제 삼는 내용이 담겼다.
개인 인스타그램을 찾아 들어가 올려져 있는 사진까지 문제 삼는 것도 포함돼 있어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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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엄마는 '젖가슴'이라는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해 사진을 지우라고 종용하고, 아이들이 성인 여자의 나체 사진을 보고 불건전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 확대해석하기까지 했다.
아이들이 추적해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상식적으로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그야말로 비상식적인 지적까지 이어졌다.
교사는 정중하게 "아이들보다 어머님이 불편한 듯하다. 이렇게 참견하셔서 제가 스트레스받으면 결국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다"라고 정중하게 이야기했지만, "그 말 원장님께 알리겠다"는 겁박을 당해야 했다.
뒷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했다. 전형적인 '갑질' 행태라고 지적하면서, 사생활 침해에 '인격모독'까지 했다는 게 누리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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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누리꾼은 "부풀리기 아니냐", "조작 아니냐"고 반응하기도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은 "대체로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모처의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한 여성은 "퇴근 후 밤늦게 혹은 주말에 뜬금없는 내용으로 개인 카톡이 오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퇴근 후 조금 힘들더라도 일하는 어린이집의 지역에서는 절대 약속을 잡지 않는다"라면서 "남자친구도 절대 오지 못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혹여나 학부모들을 보게 될까 봐 손도 잡지 않고 다니고, 사소한 일도 트집을 잡는 통에 화장도 옅게 하고 다닌다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미니스커트는 입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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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는 위 내용과 조금 다르더라도 아이의 엄마들이 말도 안 되는 생트집을 잡고, 괴롭히는 일이 많아 결국 현장을 떠나는 일도 부지기수로 전해졌다.
어린이집·유치원 원장이 교사들에게 부당한 일을 지시하는 데 더해 아이의 엄마들까지 직접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에는 '맘카페'의 회원들의 오해가 빚어낸 모함과 신상털기 때문에 '예비 신부'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교사들도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뉴스에서 나오는 학대 이야기는 일부분일 뿐, 교사들을 나쁜 사람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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