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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칼로 사람을 찌르고 있다"는 PC방 신고 전화 받은 경찰관의 대답

강서 PC방 살인사건을 목격한 시민의 신고에 경찰이 보인 초동대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성폭행당하신다고요?", "성폭행당하고 계신다고요?", "자세한 위치 모르겠어요?", "누가, 어떻게 알아요?"


이는 2012년 4월 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못골놀이터에서 일어난, 이른바 '오원춘 수원 토막 살인 사건' 당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을 때 나타났던 경찰의 초동 대처다.


피해자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신고했는데도 같은 말을 되묻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크게 논란이 됐다.


특히 "장소가 안 나와서", "부부싸움 같은데"라고 단정 짓고 신경 쓰지 않은 경찰의 모습은 분노를 훨씬 뛰어넘는 실망을 시민들에게 안겼다.


인사이트


인사이트JTBC '썰전'


시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경찰 때문에 죽었다"고 입을 모았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오원춘은 당연히 극형해 처해야 하고, 경찰들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외쳤다. 시민들은 이때부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경찰의 초동대처가 어땠는지를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해왔다.


그런데 지난 14일, '강서 PC방 살인사건'이 일어나던 당시 위와 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것이 드러나 시민들 사이에서 크게 분노가 일고 있다.


23일 경찰은 사건 당시 시민들의 신고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두 번째로 신고한 시민이 "지금 칼 들고 사람을 찌르고 있거든요. 저희는 지금 지나가다 봐서 바로 신고하는 거거든요. 지금 계속 찌르고 있으니까 빨리 와봐야 해요"라고 다급하게 신고했다.


인사이트


JTBC '뉴스룸'


그러나 경찰의 대답은 경찰답지 못했다.


"누가요?"


다급한 시민들의 신고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경찰은 해당 장소가 어딘지 묻기보다 "누가요?"라는 추상적인 질문을 던졌다. 누구인지 말해주면 경찰이 신원을 특정하지도 못하는데, 그러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경찰은 비록 신고 2분 만에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미 피해자는 김성수에게 32번이나 얼굴에 칼을 찔린 뒤였다.


오원춘 사건 이후에 새로운 매뉴얼이 만들어져 '반복질문', '추상적 질문' 등을 금지했지만 여전히 경찰의 초동 대처는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인사이트JTBC '뉴스룸'


이에 시민들은 "책임자들을 문책하고,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피해자가 처음 신고했을 때도 말리기만 한 것도 다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미국 유학 시절 친구와 싸우던 로스쿨 동기가 '나, 군대 다녀왔다'라고 말해 경찰에 구금을 당했다"라면서 "총기 사용 경험으로 '협박'했다는 게 이유였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실제 '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협박에 엄격한 대처를 하는 것이다.


이에 시민들은 "협박하는 것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