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국가대표 전지훈련 점검과 선수단 격려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던 대한체육회 간부들이 현지에서 '곰 사냥'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대한체육회 감사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모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과 박모 체육회 평창동계올림픽 지원부장은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러시아를 출장차 방문했다.
그런데 출장 일정 중 선수촌장 일행이 곰 사냥터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제공 =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실
이 사실은 이들 중 한 명이 이 기간에 곰 사냥터를 찾은 '인증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쓰러진 곰 뒤에서 커다란 장총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그는 "오늘 사냥에서 러시아 불곰! 250kg 좋은 분들과 함께!"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사진을 접한 체육회 안팎에서는 선수촌장 일행이 러시아에서 곰 사냥을 했다는 의혹이 퍼졌다. 곰 요리를 먹었다는 소문도 돌기 시작했다.
업무보고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뉴스1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선수촌장은 "우연히 고려인 한인회장이 곰 퇴치 현장에 동행을 권유하여 갔을 뿐 곰사냥을 직접 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체육회 감사실은 감사에 들어갔고, 그 결과 "출장 목적과 무관한 곰 포획 현장에 가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은 체육회 복무 규정상 성실과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경징계인 '주의' 조치를 줬다.
이들이 실제 곰 사냥은 하지 않고 곰 포획 현장을 지켜보고 난 후 단순한 '기념 촬영'을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선수촌장과 함께 투멘에 갔던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부장은 출장보고서에서 호텔 내부에서 업무협의를 진행했다며 40만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작성했지만, 같은 시각 투멘 시내 식당에서 고려인 회장의 초청으로 만찬을 한 것이 드러났다.
곰 사냥과 더불어 출장비 사용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가운데, 대한체육회에 대한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