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 끌던 할머니 돕다 사고로 숨진 스무살 청년의 마지막 모습

인사이트故 김선웅 군의 생전 모습과 빈소 / 사진 제공 = 제주의소리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주에 사는 한 스무살 청년이 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 불의의 사고로 숨을 거뒀다.


생전 타인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7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故 김선웅 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의 이름이다.


인사이트MBN


쌀쌀한 바람이 새벽 공기를 에워쌌던 지난 3일 오전 3시, 선웅 군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올해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조리학과에 입학한 선웅 군의 꿈은 요리사였다.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어 일찌감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선웅 군은 이날도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귀갓길에 올랐다.


그러던 중 골목길에서 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발견한다. 바퀴가 끼었는지 좀처럼 움직이는 않는 수레에 할머니가 애를 먹고 있자 선웅 군은 자연스럽게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후 선웅 군은 직접 수레를 끌고 오르막길을 오르며 할머니의 말동무가 돼주었다.


차갑고 고요했던 그날의 새벽녘은 선웅군의 따뜻한 마음씨로 훈훈하게 채워졌다.


인사이트제주지방경찰청 


하지만 그 순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찰나 선웅 군은 과속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며칠 뒤 가족들은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


바로 '장기기증'이었다. 사실 여기에는 더욱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선웅 군이 6살 되던 해, 그의 어머니가 뇌진탕으로 쓰러졌고 3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선웅 군은 어머니가 남긴 유언에 따라 장기기증에 서약했다. 


그 뜻을 이뤄주고 싶었던 가족들은 선웅 군의 장기기증을 택했다. 선웅 군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방법이기도 했다.


선웅 군은 심장, 폐, 각막, 신장 등을 기증했고 7명에게 새 삶을 준 뒤 눈을 감았다.


스무살, 마지막까지도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제주의 한 청년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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