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세월호 침몰 사고... 가슴 먹먹하게 하는 ‘사연들’

해난구조대 대원이 기울어진 갑판에서 승객을 구조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누군가는 세월호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침몰했다고 한다. 

단순히 선박 운전 사고가 아니라 토착된 비리로 인한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난사고'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하지만 침몰해가는 세월호에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타인을 살려낸 이들은 세월호의 희망이자 영웅이었다.

이들이 남긴 다양한 사연과 감동적인 마지막 메시지는 우리를 울게 만든다. 하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YTN



■ 故 박지영 승무원 "너희들 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 선원이 마지막이야"

마지막까지 승객 대피를 도운 故박지영 승무원(여·22). 청해진해운 소속 승무원 박씨는 침수가 시작되던 당시 선내 물이 차오르자 본인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며 대피 관련 안내 방송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한 학생이 “언니(박지영 씨)도 어서 나가야죠”라고 하자 “너희들 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 선원이 마지막이야”라고 말했다.

■  故 양대홍 사무장 "시간이 없다. 아이들 구하러 가야" 

세월호 사무장으로 있었던 故 양대홍(남·45)씨는 사고 당일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배가 기울고 있다며 통장의 돈을 아이들 학비로 쓰라고 전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아내에게 "시간이 없다,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며 다급히 전화를 끊은 것이 마지막 통화였다. 

■  故 정차웅 단원고 학생, 친구에게 구명조끼 내어주고 자신은 다른 친구 구하러..

단원고 2학년 학생 故 정차웅 군(17)은 생일을 하루 앞두고 숨졌다. 정군은 침몰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건넸다. 또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정군은 의롭게 자신을 희생했다.

■  故 최혜정 단원고 교사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

올해 첫 부임한 단원고 교사 故최혜정 씨(여·24)는 제자들에게 "걱정하지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고 전하며 10여 명의 학생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첫 제자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았다.



기적처럼 구조되기를.. ⓒ연합뉴스



■  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 침몰 순간 끝까지 제자 구하다가 참변..

단원고 교사였던 남윤철(남·36)씨도 학생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 가라앉는 배의 객실로 내려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주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  단원고 교감.. 끝내 살아돌아오지 못한 제자들과 함께하는 길 택해

단원고 교감 강모씨는 구조되기 직전까지 승객과 학생들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고 당시 구조되었으나  사고 직후 3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유서에는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전하며 끝내 지켜주지 못한 제자들에 대한 괴로움이 컸던 것으로 알 수 있다.

현재 박지영씨를 비롯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간 이들을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의사자 지원 제도는 자신의 '직무 외의 행위'로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 등을 구하다 숨진 사람이나 그 유족을 지원하는 제도다.

국민들에게 인간의 존엄과 고귀한 희생정신을 알게 한 이들을 위해 정부가 전향적인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

이와 관련 복지부 측은 "관련 절차와 서류가 준비되면 5월 중에라도 의사상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정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