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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떨어진 '수류탄' 몸으로 덮쳐 부하들 목숨 구한 군인

54년 전 오늘 수류탄 훈련 중 부하 병사가 떨어뜨린 수류탄을 발견한 그는 온몸으로 수류탄을 막아 100여명의 부하를 살리고 산화했다.

인사이트(좌) 순직한 故 강재구 소령 / 위키백과, (우) 산화 당시 강재구 소령이 입었던 군복 / 대구북성교회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1965년 10월 4일, 당시 29세였던 고(故) 강재구 소령은 훈련 중에 부하 병사의 실수로 터진 수류탄을 온몸으로 막았다.


53년 전 오늘이었다.


산화 당시 그가 입고 있던 군복 주머니에는 작은 성경책이 있었다. 그 성경책 '요한복음 15장 13절'에는 수차례 줄을 그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나니"


인사이트강재구 소령이 산화 당시 입었던 군복 / 교육부 홈페이지


인사이트강재구 소령 추모탑 / 교육부 홈페이지


당시 맹호부대 제1연대 3대대 10중대장이었던 강재구 소령은 베트남 파병을 앞두고 강원도 홍천 인근의 훈련장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른 시간부터 병사들이 수류탄 훈련을 이어가던 그때, 박 모 이병이 던진 수류탄이 그만 손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수류탄이 터지기까지 걸리는 시간 약 '3초'.


다른 곳으로 수류탄을 던지기에는 이미 늦어 중대원들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강재구 소령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수류탄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내 커다란 폭발음이 들리고 강재구 소령은 100여 명 부하의 목숨을 구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2016년 강재구 소령에 참배하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뉴스1


강재구 소령은 홀어머니에게 매달 용돈을 보내던 효자였거니와 가족들의 사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위기의 순간 그는 주머니에 항상 지니고 있던 성경책 구절처럼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보이고 세상을 떠났다.


육군은 그의 희생정신을 기려 대위에서 소령으로 1계급 특진시키는 한편, 4등 근무공로 훈장을 추서했다.


육군사관학교에서는 강재구 소령의 동상을 세웠고, 그가 복무했던 맹호부대 제1연대 3대대는 '재구대대'로 이름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