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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되고 손가락 잘렸다" CJ택배 물류센터 알바생이 남긴 끔찍한 증언

택배 물류창고에서 꾸준히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현장의 안전교육 실태가 드러났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빠른 배송, 당일 배송 옵션은 어느새 소비자가 배달 주문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소위 총알 배송이라고 하는 이같은 서비스가 알고 보면 노동자의 피땀 어린 눈물, 나아가 심지어 안전까지도 희생한 대가라는 사실이 보도됐다.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의 '바로간다' 코너에서는 택배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를 취재하고자 소속 기자가 직접 일용직 노동자로 일한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는 자정 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배송 속도로 유명한 택배회사 물류창고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찾아간 물류센터 현장은 곳곳이 위험으로 가득했다. 지게차는 경고음 없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갔으며, 물건들은 바닥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어 진로를 방해했다. 


진열대에 쌓인 물건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금방 떨어질 것처럼 위태위태했다. 그뿐만 아니었다. 천여 명이 일하는 해당 물류 창고에 통로는 좁은 계단 하나뿐이었다. 


택배 물품 특성상 스티로폼과 종이 상자로 가득한데도 소화기가 없는 곳도 많았으며, 비상시 방화벽이 내려와 비워두어야 할 공간에는 화물운반대가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틈틈이 경고 방송까지 계속 들어야 했다. "속도를 올려라. 그렇지 않으면 조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작업 시작 전 휴대전화까지 압수해가며 '빨리빨리'를 요구하는 택배 물류센터. 현행법상 사고 방지를 위해 노동자들은 1시간 동안 안전교육을 받게 돼 있다.


물류센터에서는 그러나 5분간의 짧은 영상 시청 후 "알아서 조심하라"는 메시지가 안전교육의 전부였다. 


교육 담당자는 "딱히 드릴 말씀은 없고, 레일에 머리가 빨려 들어가면 무조건 머리 다 잘라내는 경우 많았다"라며 "위험한 것들 보이면 그냥 다 피해 다니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기자 또한 이처럼 부실한 안전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피땀 흘려야 했다. 기자는 안전교육 자체를 안 한 물류센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니 물류센터에서 사람이 다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 노동자들은 모두 입을 모아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실제 이날 보도에서는 "분류 작업을 하다 레일에 껴서 손가락이 떨어진 사람이 있었다", "화장실 가려고 급하게 뛰어내리다 하반신 마비 온 사람도 봤다" 등의 증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대체 왜 이렇게 안전에 소홀할까. 사람의 생명이 걸린 안전 문제에 돌아오는 답변은 돈이었다.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하청업체는 "휴식시간을 충분히 주고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면 도저히 단가를 맞출 수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열악한 처우, 목숨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전 문제.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한 해 몇 명인지, 다치는 사람이 몇 명인지 노동부는 통계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죽음의 아르바이트'라는 악명으로 불리는 택배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Naver TV 'M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