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보스턴 마라톤, 1년전 악몽 딛고 희망을 달리다

올해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는 ‘보스턴은 강하다(Boston Strong)’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연합뉴스


‘보스턴은 강하다(Boston Strong).’

1년 전 테러로 3명이 목숨을 잃고 264명이 부상당했던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테러의 악몽을 딛고 21일(현지시간)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해 폭탄 테러로 인해 올해는 한층 더 강화된 경비 속에 개최됐다. 보스턴선수협회(BAA)는 테러 방지를 위해 참가자들의 배낭과 핸드백 소지를 전면 금지했다. 

관객들은 곳곳에 설치된 금속탐지기와 보안견의 검색을 거친 뒤 소지한 배낭을 맡기거나 투명한 비닐봉투에 옮겨넣어야 마라톤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한 것. 

보스턴과 매사추세츠주 경찰, 연방수사국(FBI) 등에서 파견된 3천500명 이상의 경찰 병력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디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우리는 역대 가장 안전한 대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이러한 엄격한 규정과 삼엄한 경비에도 불구하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참가자와 관람객은 오히려 껑충 늘었다. 주최 측은 마라톤 대회 참가자가 지난해보다 9천명 이상 늘어난 3만6천명에 달했으며, 관람객은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불어난 100만 명으로 추산했다.

대회 참가자와 관람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적극적인 대회 참가와 응원으로 지난해의 상처를 치유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한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마라톤을 완주한 뒤 결승선 근처에서 동료 출전자를 기다리다 부상한 댄 머큐리오는 "올해 대회에 다시 참가하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그러나 상처를 딛고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올해 대회에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휴스턴에서 왔다는 데이브 쇼는 "지난해에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테러 소식을 듣고 오히려 '테러에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올해 대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 60여명의 한국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은 출발선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한 뒤 달리기에 나섰다.


출발선에 키스를 하는 대회 참가자. ⓒ연합뉴스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미국의 독립전쟁을 기념해 매년 4월 셋째 월요일에 열린다. 대회 당일 보스턴 인근 학교는 휴교하며, 이 지역 유명 야구팀인 보스턴레드삭스는 오전에 기념 경기를 한다.

이날 우승자는 미국의 멥 케플레지기(미국·39)와 리타 젭투(캐냐·33)가 각각 남녀 1위를 차지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