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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3년간 매일 탄 91번 버스기사에게 '선물'을 보낸 슬픈 이유

그간 자신을 안전하게 집까지 올 수 있게 해준 버스기사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한 할머니의 사연이 공개됐다.

인사이트商妹儿报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모두가 하루를 정리하는 밤 10시경. 이 시간만 되면 '91번 버스'에 오르는 한 할머니가 있었다.


"시어머니가 계신 양로원에 간다"는 할머니는 3년간 매일 버스를 타면서도 힘든 기색을 조금도 내비치지 않았다.


그런 할머니가 불현듯 선물 봉투를 양손에 가득 들고 버스기사를 찾아왔다.


처음 단순한 감사 인사로 생각한 버스기사는 흔쾌히 선물을 받아들였지만, 선물 속에서 나온 할머니의 편지에는 뜻밖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바로 "이제는 버스를 타지 못할 것 같다"는 메시지였다.


인사이트商妹儿报


지난 26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상매일보는 지난 3년간 시어머니가 계신 양로원에 오고 갈 수 있게 해준 버스기사에게 '마지막' 선물을 전달한 할머니의 사연을 전했다.


중국 진장시에 거주하는 여성 왕칭밍(王淸明)은 행복한 가정 생활을 꾸리며 친부모처럼 생각하는 시부모를 극진히 모셔왔다. 


그러나 팔순을 훌쩍 넘긴 시어머니는 뇌경색과 중풍에 시달리며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다.


결국 시어머니는 지난 2015년에 근처의 한 요양원으로 실려 가 치료를 받게 되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商妹儿报


왕칭밍은 몸이 좋지 않은 시아버지와 가게 일로 바쁜 남편을 대신해 시어머니를 보살펴 드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왕칭밍은 양로원을 지나는 91번 버스에 매일 몸을 싣고 시어머니를 만나러 갔다.


왕칭밍은 이곳에서 시어머니를 운동시키고 책을 읽어주며, 정기적으로 목욕을 시켜주었다.


때에 따라 왕칭밍이 요양원에 출발하는 시간은 달랐지만, 언제나 왕칭밍이 요양원을 나오는 시각은 밤 10시경이었다.


환자들의 취침을 위해 방문객들을 돌려보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商妹儿报


왕칭밍이 이 같은 생활을 시작한 지 어언 3년, 시어머니는 가끔 왕칭밍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후 장례를 마친 왕칭밍은 그간 자신을 시어머니에게 데려다 준 91번 버스기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로 했다.


왕칭밍은 91번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5명에 맞춰 5개의 선물을 준비하고, 감사한 마음을 정성스럽게 담은 손편지를 끼워넣었다.


버스에 탑승해 버스기사에게 선물을 건낸 왕칭밍은 행여 운행에 방해가 될까 서둘러 버스를 빠져나왔다.


인사이트商妹儿报


이 같은 소식이 중국 시민들의 화제에 오르자, 왕칭밍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저 고마운 심정을 작게나마 표현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남편과 시부모님은 수십 년간 고난을 함께 해온 가족들이다"며 "시어머니를 매일 찾아가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쑥쓰러운 듯 담담히 이야기를 이어가던 왕칭밍은 가족들의 이야기에 결국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운행을 모두 마치고 나서야 편지를 읽게 된 버스기사들은 모두 큰 감동을 나타냈다.


당시 선물을 직접 받아든 장징청(张景成)은 "왕칭밍의 편지를 보고 모든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우리 동료들의 마음을 울린 할머니를 직접 만나뵙고 싶다"고 전했다.